홈페이지·블로그 저무고 SNS·영상으로 체제 변화
캠프에서는 콘텐츠 생산만, 지지자들 역할이 대부분

선거는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 과정이다. 21세기 이후 다수의 유권자들은 온라인을 통해서 후보에 대한 정보와 평판을 듣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정도는 심해지고 있다. 이젠 선거캠프에서 온라인 조직은 필수조직이다. 이번 지방선거 김경수·김태호 도지사 후보 캠프 홍보팀장을 만나 온라인 여론을 모으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저무는 홈페이지·블로그 = 2010년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SNS가 등장하면서 기존 PC에 최적화 됐던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대한 활용도는 점차 낮아졌다.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 모두 홈페이지를 운영하지 않았다. 두 후보는 블로그는 운영했지만 사람들은 그리 많지 찾지 않았다. 김경수 후보 블로그 방문자는 하루 평균 약 3000~6000명, 김태호 후보 블로그는 하루 평균 1000~2000명 내외에 그쳤다. 따라서 블로그에 달린 지지자들의 댓글도 별로 없는 편이었다. 블로그는 그야말로 '자료저장용'에 가까웠다.

반면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경수 후보 공식 페이스북 계정은 친구 5000명 외에 구독자가 4만 1722명, 캠프 페이스북 페이지 구독자 2만 3099명, 후보 개인 트위터는 팔로워 8만 8888명, 캠프 트위터 팔로워는 2만 7985명에 이른다. 또한 김경수 후보는 따로 인스타그램(팔로워 7097명)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유튜브 채널 '김경수 TV'도 구독자가 1만 2830명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것은 역시 김경수 후보 공식 페이스북 계정이다. 김 후보가 글을 올리면 '좋아요'가 천 단위는 기본이고, 댓글도 수백 개가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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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캠프 온라인 팀 업무 모습./임종금 기자

김태호 캠프도 비슷하다. 페이스북 후보 계정과 페이지, 트위터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만 팔로워 숫자는 정치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김경수 후보에 비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네이버 밴드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직 경남!(김태호 공식밴드)'라는 이름의 밴드는 캠프에서 직접 관리하며 '#정책', '#뉴스', '#일정', '#생각', '#정치'로 분류해 게시글을 올린다. 김태호 캠프 이창진 홍보팀장은 "지지자들이 김태호 관련 콘텐츠를 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밴드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밴드에 올라온 게시물을 지지자들이 다른 밴드나 SNS에 나르면서 김태호 후보를 홍보하는 셈이다.

◇'비판' 보다는 후보 상품성 극대화 = 그렇다면 두 후보 SNS에는 어떤 내용이 주로 실릴까? 김경수 캠프 채길태 홍보팀장은 "후보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고, 특히 후보 스킨십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려고 한다. 페이스북 라이브나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현장 반응과 후보가 사람들과 스킨십 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김경수 후보 이미지가 서울 엘리트 같은 느낌이라 '스킨십이 약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을 수 있고, 상대 김태호 후보도 스킨십이 강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혹시 상대 김태호 후보에 대한 검증이나 비판 게시물은 없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다. 후보 자체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못을 박았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콘텐츠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는 "지난달 23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9주기를 맞이해 후보가 페이스북에 쓴 글이 반응이 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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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캠프 온라인 팀 업무 모습./이창진 팀장 제공

김태호 캠프 또한 마찬가지였다. 김태호 캠프 이창진 홍보팀장은 "후보에 대한 콘텐츠가 가장 많고, 이외에 광고나 노래, 활동사진을 영상화 한 것이 있다. 최근에는 '정책레시피'라고 해서 후보가 정책을 소개하는 콘텐츠가 인기가 있다. 상대 김경수 후보를 비판하거나 검증하는 몫은 중앙당이나 도당에서 하기 때문에 우리 캠프에서 그런 콘텐츠를 만든 적은 별로 없다"고 했다.

◇지지자들 없인 일 못해 = 김경수 후보가 유세현장에 나타나면 스냅 사진 작가 1명, 영상 촬영 1~2명이 늘 따라 다닌다. 김태호 후보는 수행팀에서 1명이 사진을 담당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훨씬 많은 카메라가 이들을 따라 다닌다. 이들의 정체는 뭘까? 김경수 캠프 채길태 홍보팀장은 "후보 일정을 공개하기 때문에 1인 미디어 최소 2~3명이 현장에 함께 한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사진과 영상을 찍어서 커뮤니티나 SNS에 올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태호 캠프 이창진 홍보팀장도 "후보 주변에 늘 2명 정도 사진이나 영상을 찍으시는 분들이 있다. 이 분들이 만든 게시물이나 영상이 온라인에 많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캠프 내 온라인 담당 상주 인원은 몇 명이나 될까? 팀장을 제외하고 김경수, 김태호 캠프 모두 3명에 불과하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SNS를 관리하는데 그치고 있다. 그렇다면 후보와 관련된 내용을 유통하는 건 사실상 지지자들 몫이다. 채길태 팀장은 "아예 유통은 안 한다. 카페나 밴드조차도 지지하는 분들이 알아서 하고, 캠프는 그냥 콘텐츠를 만드는 역할에 불과하다"라고 했다.

결국 온라인 지지자 숫자가 바로 '온라인 선거'의 승패를 가름하는 셈이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기존에 보지 못한 새로운 기기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경수 캠프에서는 영상 촬영을 하면서 영상 중계기를 사용한다. 실시간으로 촬영된 영상은 중계기를 거쳐 페이스북 라이브, 유튜브 라이브로 중계될 뿐 아니라 김경수 후보에 우호적인 유튜브 채널인 '미디어공감', '팩트TV', '뉴비씨'에도 동시에 송출된다. 따라서 이들이 확보한 구독자들도 김경수 영상을 볼 수 있는 셈이다. 

또한 김경수 캠프는 자체적으로 NAS서버를 구축했다. NAS는 인터넷에 연결된 대용량 하드디스크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시간으로 찍은 영상과 사진, 그리고 각종 자료들이 모두 이곳에 저장된다. 기자들이나 1인 미디어나, 지지자들은 언제든지 이곳에 접속해 각종 자료들을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김태호 캠프는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 실시간 사진이나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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