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성 호화 해외출장 논란이 불거진 후 경남개발공사가 내부 고발자 색출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파악돼 또 다른 논란을 자초했다. 제기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처법은 내놓지 않고 엉뚱하게 화살을 내부자 고발 쪽에 맞춰 본질을 흐린다는 비판을 불러들였기 때문이다. 이번 출장에 쓰인 경비가 일반 예에 비추어 표나게 많고 경유지는 목적 코스인 신재생에너지 및 도시재생과 관련한 선진지가 포함되었다고는 하나 그와는 별도로 다수 관광지가 섞여있어 호화 외유성 출장이라는 딱지가 붙여졌다. 또 하나 선진지 벤치마킹을 위한 출장이라면 전담 실무팀이 주축을 이루는 게 합당하지만 실상은 그렇지않다. 부서별 고위직 간부가 배분 형식으로 참가하고 있는 데 비해 하위직은 3분의 1 수준밖에 안 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꼴이 되고 만 것이다.

출장기간이 공식 선거운동과 겹친다는 것도 문제다. 도 직할 공공기관이면 일체의 일탈을 사전에 방지하고 오직 선거공정성 확보를 위해 본연의 임무에 매진하는 게 보통이다. 경남개발공사가 그런 기본 개념과는 다르게 느슨해진 기강을 틈타 고위직 간부들에게 혹시라도 위로성 해외 출장을 보내준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일으키게 한다. 만일 내부 고발자가 진짜 있다면 오히려 용기있는 행동으로 보호받아 당연하지 신상 털기를 동원해 압박하는 것은 온당치않다. 8박9일 유럽 3국 여행경비가 한 명당 600만 원을 웃돌고 9명에게 지원된 총액이 5600만 원에 달하는바 그 돈의 출처가 어디겠는가. 말할 것도 없이 도민 세금이다. 경남개발공사는 그들이 돌아오는 즉시 전후 내역을 세세히 밝혀야 한다.

경남개발공사는 사장이 공석 중인 사고기관이다. 홍준표 지사 재직 당시 교육감 주민소환 서명작업 불법개입으로 오명을 샀고 최근에는 채용비리 구설에 휘말리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조심하고 또 조심해도 모자라는 판이다. 더구나 지금은 도지사도 없는 대행체제가 아닌가. 경남도는 시기적으로 적절치않고 형식적으로는 상례를 벗어난 듯한 이번 일을 엄정하게 조사해서 잘잘못을 드러내야 한다. 그런 후 사무규범이나 규칙을 위반한 것이 명백한 부분에 관해서는 공동 책임을 지는 것도 주저치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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