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통영시장 후보는 특정 정당 공약 표절 혐의가 있고, 중국 재벌 별장촌 후보 공약은 더러 거부감이 있다. 최근 5년간 수천만 원 세금 체납한 후보도 있다.

후보에게 회생을 묻는 성동조선 노동자 질문에 동문서답하거나 답변마저 않아 공분을 산 후보도 있었다.

성동의 문제는 구성원의 문제라지만 공적 분야가 분명히 있는데, '성동은 끝났으니 이게 대안'이라고 말하는 질문에 대한 답에서 나는 왜 후보들이 성동을 외면한다고 느끼나.

오직 시민을 위한다는 이상한 후보, 질문을 줬지만 답을 하지 않아 전화를 하자 그때야 뚝딱 공약을 지어내는 듯한 후보 등등.

공유재산 조례를 삭제하고 낙선 운동이 있자 이제 조례를 부활하겠다는 시의원 후보들….

놀라움을 지나 틀을 깨는 윤이상 작품의 충격, 휘갈긴 듯해 그림을 모르는 내게는 아이 그림 같은 이중섭의 '통영앞바다', '…울까 웃으실까/눈앞에 삼삼이는 고향집을 그리시고…'라고 쓴 김상옥의 후벼 파는 어투, 땅 몇 마지기가 생긴다는 말에 노파를 업고 뛰는 한 여자의 장면을 몇 줄 글로 위대하게 그린 박경리의 <토지>, 그 박경리를 기려 연 백일장에서 통영 한 여고생은 흔들리는 나무를 '하늘을 쓰는 빗자루'라고 쓴 실력, 이런 마당에 통영 사량도 70, 80 할머니들이 3년을 배워 한글을 깨치고 선거철에 주렁주렁 열매처럼 시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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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한글학교 가는 길을 쓴 신막선 할머니의 시.

'…날마다 좋지 못한 몸 유모차에 태워준다./저 아베 진짜 고맙소.'

남편에게 감격해 시로 감동을 주는 할머니처럼 이번 선거, 다 제치고 뭣 좀 보여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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