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안전을 묻다] (3) 성·가정폭력의 늪
성평등 문화 확산·실천 중요…경찰 "관심과 적극적 신고를"

지난 4월 30대 학원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에서 여중생과 성관계를 한 혐의로 구속됐다. 40대 한 남성은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가 유리창을 부수고 아내를 때려 갈비뼈 3개를 부러뜨린 혐의로 입건됐다.

성·가정폭력이 줄지 않고 있다. 경남에서 지난해 성폭력 범죄가 1339건 발생했다. 2016년 1161건과 견줘 178건(15.3%) 는 것이다. 가정폭력도 지난해 1만 4707건이 발생해 2016년 1만 3995건보다 712건(5.08%) 증가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동 성범죄와 장애인 성범죄가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경찰은 성폭력 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로 피해신고가 활성화되고, 경남경찰청 '성폭력 특별수사팀' 수사 활동 강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가정폭력도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사건이 감소하는 등 상대적 안정화 추세로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가정폭력 현행범 체포건수는 636건으로, 2016년(1206건)보다 570건(47.3%%)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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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윤소영 경남여성단체연합 사무국장은 "여성 대상 범죄경향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남성들의 오래된 가부장적인 인식, 그로 말미암은 여성비하, '하찮은 여성이 어디서 감히 남성에게 의견개진을 해!'라는 등 잘못된 인식이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고 진단했다. 이어 "하지만, 여성들의 인식과 행동이 바뀌고 있다. 이제 더는 폭력피해를 자신의 잘못으로 여기지 않는 여성, 폭력피해를 부당하다고 밝히고 사과와 처벌을 당당히 요구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윤 국장은 성·가정폭력 근절을 위해 "성인지 향상 교육을 의무교육 대상자 외에도 직장, 마을단위, 학교 등에서 더 적극적으로 시행해 '일상의 성평등 문화'를 만들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며 "성평등 인식 개선은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천이 중요하므로 인식 변화가 생활 실천으로 이어질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경찰청은 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례 회의, 상담소와 보호시설 연계, 의료기관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또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상담소 15곳과 보호시설(쉼터) 12곳을 운영하는 한편 아동학대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피해자 통합솔루션 팀'도 운영하고 있다.

이재호 경남경찰청 여성보호계 팀장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상습·고질적인 행위자는 엄정 수사하고, 응급조치·(긴급)임시조치로 피해자 안전을 확보할 계획이다. 자치단체, 전문기관 등과 긴밀한 협업으로 피해자 보호와 사후지원에도 온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무엇보다 주변 이웃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신고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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