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84%로 4년 전보다 상승, '서고동저'현상 뚜렷
민주 "변화의 열망 반영" - 한국 "보수층 결집 중"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이 4년 전 지방선거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선거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8~9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 경남에서는 전체 유권자 276만 5485명 중 65만 8923명이 참여해 전국 평균(20.14%)보다 높은 23.84%의 투표율을 나타냈다.

이는 전남, 전북, 세종, 경북에 이어 전국 5번째 높은 결과다.

그러나 경남의 지난해 대선 사전투표율 26.83%보다는 3%p 낮은 참여율이다.

하지만, 4년 전 치러진 지방선거 최종 사전투표율 11.89%와 비교해서는 2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서부 높고 동부 낮고 = 지역별 사전투표율을 보면 서고동저(西高東低) 현상이 뚜렷했다.

시·군·구별로는 △하동 41.66% △함양 38.69% △남해 35.52% △산청 34.91% △합천 34.37% △거창 32.62% △고성 31.55% △의령 31.54% △사천 28.22% △창녕 28% △함안 27.73% △밀양 26.48% △진주 25.29% △거제 24.43% △통영 24.33% △창원 진해 22.77% △창원 마산합포 22.18% △창원 성산 21.96% △창원 마산회원 20.71% △김해 20.67% △창원 의창 19.92% △양산 17.85% 순이었다.

하동·함양·남해·산청·합천·거창 등 서북부권 군 지역이 30%대로 1~5위를 차지한 반면, 창원·김해·양산 등 동부권은 20% 안팎의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경남은 전통적으로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보수 정당이 서부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민주·진보 정당이 동부권에서 강세를 보였다.

◇투표자 수 동부가 많아 = 한데 단순히 투표율만 보면 '서고동저' 현상이 뚜렷하지만, 사전투표자 수를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시·군·구별로 보면 △김해 8만 6880명 △진주 7만 1317명 △양산 4만 9168명 △거제 4만 5568명 △창원 의창 4만 1890명 △창원 성산 4만 536명 △창원 마산회원 3만 4479명 △창원 진해 3만 4247명 △창원 마산합포 3만 4226명 △통영 2만 6845명 △사천 2만 6651명 △밀양 2만 4649명 △하동 1만 7735명 △거창 1만 7310명 △함안 1만 5745명 △창녕 1만 5656명 △고성 1만 4697명 △합천 1만 4493명 △남해 1만 4112명 △함양 1만 3529명 △산청 1만 1314명 △의령 7876명 순이었다.

김해·양산·거제·창원 의창·창원 성산 등은 서부권보다 투표율이 낮아도 사전투표자 수는 월등히 많다.

이들 동부권 5개 도시 지역 투표자를 모두 더하면 26만 4042명이다.

투표율 상위 5개 시·군 투표자 수를 모두 더하면 7만 1183명이다. 여기에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서부권 중심 도시 진주 투표자 수를 더해도 14만 2500명에 불과하다.

◇서로 "내가 유리"…진짜? = 민주당과 한국당 도당은 높은 사전투표율이 서로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 도당 관계자는 "지난해 대선에 준하는 높은 사전투표율은 도민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고스란히 나타난 것"이라면서 "지지세가 약하던 서부내륙권까지 후보들 선전으로 극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 도당 관계자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민주당 등에 유리하다는 건 경남에서 아전인수(我田引水)격 해석에 불과하다"며 "사전투표율로 보건대 우리 당 광역·기초자치단체장 후보들이 대부분 우세 또는 경합 우세에 놓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지지자를 결집해 본 투표율을 높이는 데 남은 선거 기간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불리 따지기 어려워 = 흔히 사전투표는 젊은 층 참여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젊은 층 참여가 높으면 주로 민주·진보 정당이 유리하리라 해석한다. 하지만 보장할 순 없다.

이는 지난해 대선 사전투표율과 최종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하동은 지난해 대선 사전투표율이 37.72%로 도내에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최종 결과 민주당 문재인 33%(1만 1211표), 한국당 홍준표 43.76%(1만 4864표)로 보수 정당 후보가 앞섰다. 합천은 사전투표율 31.66%를 기록해 도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보였으나 최종 결과는 문재인 21.83%(7143표), 홍준표 60.22%(1만 9699표)였다.

반대로 창원 내에서도 보수세가 강하다고 여겨졌던 의창구 사전투표율은 24.75%로 도내 22개 시·군·구 중 21번째였지만, 최종 결과 문재인 37.22%(6만 757표), 홍준표 34.85%(5만 6887표)로 나타났다.

◇본선 투표율이 관건 = 이 같은 전례를 보면 사전투표율이 높은 건 젊은 층 참여가 두드러졌기 때문이 아니라 보수 결집 효과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대로 높은 사전투표율이 본 투표에 보수 결집을 불러왔다고도 볼 수 있다.

결국 13일 본 투표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하느냐가 이번 선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당 등 보수 정당은 서부권의 높은 사전투표율을 본 투표까지 이어가야 하고, 민주당 등 민주·진보 정당은 동부권의 낮은 투표율을 끌어올릴 전략이 필요하다. 실제 지난해 대선 때 경남은 사전투표율 26.83%를 기록했음에도 본 투표율은 77.8%로 지난 2012년 18대 대선보다 0.8%p밖에 높지 않았다.

대선보다 지방선거 투표율이 평균 15%p가량 낮은 점에 비추어 보면 각 당은 투표율 끌어올리기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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