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치 〈서울신문〉 '최준식의 거듭나기' 난의 칼럼 〈아름다운 임종, 구본무 회장의 경우〉는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겸생미사(謙生美死)'가 부고장에서도 빛났음을 예찬해 이채로웠습니다. 예를 들어 'LG 구본무 회장께서 별세하셨기에…'라고 쓰는 쪽의 관행적 서식을 '화담(和談) 능성 구(具) 공 본무께서… 별세하셨기에…'로 격식에 꼭 맞게 시작한 것부터 괄목할 만한 것이었습니다. '아호(화담)→본관(능성)→구(具)→공→본무(本茂)'! 이런 정식을 보다니 하도 신기하여 반가움이 볕처럼 쨍한 느낌이었습니다.

그 부고장에 잇댄 필자의 덧붙임말입니다. 그 부고장의 격식 맞춤뿐만 아니라 장례 뒤의 '인사 말씀' 역시 글월이 쉬우면서도 성의가 소박했습니다. 특히 '…감사한 마음을 담아 지면을 빌려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중 '지면을 빌려' 앞에 흔히 쓰는 말인 '우선'이 없었습니다. 형식적인 말을 빼버렸다는 뜻입니다.

전의홍.jpg

나중엔 어찌 되든 간에

당장은 인사치레나 하자

그런 맘 나타내는 말이

'우선'이라는 것을 깨달아

겉치레

형식과 멀어지는 게

실질을 숭상하는 말글살이.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