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본질 잊은 결혼식장 풍경
외모 평가 말고 행복 기원해주길

결혼식장에서의 꽃은 단연 신부다. 새하얀 드레스에 풀 메이크업과 헤어를 장착하고 인생에서 가장 예쁘게 꾸민 그날, 그 누구보다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이다. 나 역시 그날을 꿈꾸며 살아가는 예비 신부로서 행복하게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행복하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다,이,어,트'.

결혼을 앞둔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시도했을 다이어트는 나에게도 큰 짐이 되었다. 결혼식장에서 그 어떤 신부보다 예쁘고 싶은 마음은 다 똑같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매번 좌절한다. 계속되는 의지박약으로 회사에서 퇴근하면 주린 배를 붙잡고 어김없이 저녁을 푸짐하게 먹는다.

운동? 이미 마음속으로만 100일은 넘은 것 같다. 이 기간의 반복으로 나는 요즘 나 자신과 타협점을 찾았다. 최대한 많이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틈이 나면 운동을 30분이라도 하자! 그리고 다이어트의 성공 여부를 떠나서 결혼식장에서 행복하자. 이것이 나의 목표가 되었다.

사실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신부는 날씬해야 하고 드레스가 어울려야 한다고. 왜? 뭐 때문에? 우리는 결혼식이라는 행사의 본질을 잊은 것 같다. 나 역시 그러했듯이. 결혼식이라는 것은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오던 남녀가 하나의 가정을 이루기 전 친지들 앞에서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고 서로에 대한 책임을 발표하는 자리다. 그리고 그 속에서 축복을 받으며 수십 명의 증인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결혼식을 검색하거나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신부의 외모가 오르내린다. 지인의 결혼식에 갔는데 신부가 뚱뚱하더라, 신부가 신랑보다 키가 더 크더라, 신부가 키가 너무 작더라, 신부가 너무 말랐더라, 화장이 진하더라, 드레스가 안 어울리더라 등등…. 우리의 화젯거리는 바로 저런 것들이지 않았는가. 그리고 나 역시 친구들과의 수다에서 많이 이야기했던 것들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든다. 왜 신부의 외모에 많은 중점을 두는 것인지. 신부와 신랑의 앞날을 축복해주는 자리인데 왜 신부의 드레스가, 화장이, 헤어가 중요한 것인지 말이다.

지금도 수많은 예비 신부들이 다이어트를 하고 있을 것이다. 다이어트가 아니라 다른 이유로 고민하고 있는 예비 신부들도 많을 것이다. 나 역시 고민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결혼식의 본질을 잊지 말고 자신과 함께 평생을 살아갈 사람과의 미래를 그리며 행복하게 준비해라. 다른 것에 휘둘리지 말고 고민도 걱정도 하지 마라. 우리는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신부다.' 영원한 사랑을 찾아 앞으로 함께할 동반자를 찾은 우리 자체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하다. 그러니 다른 것들로 고민하지 말자. 그저 우리 자신을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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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결혼을 축하해 주러 오는 많은 친지에게도 한마디 하고 싶다. '결혼식은 신부의 패션쇼 장이 아니다. 앞으로 수많은 길을 함께 걸어갈 한 쌍의 커플을 축하하는 자리이다. 그러니 신부의 외모에 대해 수군거리지 말고 신부의 행복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해 축복해 주어야 한다.' 결혼이라는 아름다운 단어 뒤에 숨어있는 수많은 신부의 고민과 걱정은 결혼의 본질을 흐리게 만든다. 그러니 행복함으로 뒤덮인 결혼만 생각하고 자신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해 주는 사랑하는 예비신랑과 행복하자. 그것이 결혼을 앞둔 신부의 가장 중요한 준비일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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