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솥밥 먹던 4명…더 질 수 없는 산청군수 선거
허기도 당적 바꿔 재선 출마
이재근 전 군수 도전장 내밀어
이승화 군의회 의장까지 각축
배성한 새로운 인물 역할 강조

지역마다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산청군수 선거 역시 판세를 정확하게 읽을 수 없을 만큼 박빙으로 전개되고 있다.

산청군수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허기도 후보, 자유한국당 이재근 후보, 무소속으로 이승화·배성한 후보 등 4명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날 아군이었던 허기도 현 군수와 이재근 전 군수가 이번 선거에서는 적으로 만나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현 산청군의회 의장인 이승화 후보의 무소속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허 후보와 이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같은 정당 소속 경남도의원과 산청군수였다. 그때 이 후보가 3선에 도전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됐는데, 허-이 후보가 조율한 끝에 이 후보가 3선을 포기하고 허 후보 출마를 지지, 허 후보는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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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허 후보가 힘 있는 여당 군수를 강조하며 지난 2월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꾸면서 두 사람 입장이 달라졌다. 이 후보 출마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4년을 쉬었는데 다시 출마하겠느냐는 추측이 일었지만 결국 이 후보가 한국당 공천으로 출마함으로써 두 사람은 경쟁자 관계로 맞닥뜨리게 됐다.

이런 과정 탓에 두 후보의 선거운동은 더욱 치열하다. 방송토론 또는 거리 유세 등에서 서로 흠집내기를 하는 모습도 보인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허 후보였다. 그는 출마선언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4년간은 전임(이재근 후보) 군수가 펼쳐 놓았던 대형 사업들의 후유증을 마무리했다"며 이 후보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또 허 후보는 서경방송 토론에서 "군수를 두 번이나 한 사람이 몸도 안 좋은 것 같은데 왜 나오느냐는 이야기를 듣는다"면서 이 후보를 공격했다.

이에 이 후보는 거리유세와 방송토론을 통해 허 후보를 두고 "8년 동안 군수를 해 보니 아무나 하면 안 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 산청군이 잘사는 군이 됐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이어지는 줄 알았는데 산청 물레방아가 멈추게 됐다"며 "선거는 일꾼을 뽑는 것으로,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그래서 출마했다"고 강조하며 허 후보의 군정 운영을 반격했다.

또한 이 후보는 "도의원 3번, 군수 1번 등 4번이나 공천해준 당을 버리고 민주당으로 갔다"며 허 후보의 당적 변경을 공격하고 있다.

이렇게 전·현직 군수가 서로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이승화 후보는 '뚝심 있는 일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다른 후보 흠집내기가 아닌 자기만의 방식으로 거리 유세를 통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후보는 "주민들의 민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매일 2시간씩 민원실에 근무하겠다"며 "능력 있는 후보, 뚝심 있는 후보, 산청군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강조한다. 의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홍보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배성한 후보도 "산청군이 잘살고 못사는 것은 산청군수 책임"이라며 "전직 군수 적폐청산위원회를 만들겠다"고 역설하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바라고 있다.

이번 군수 선거의 판세를 가를 또 다른 요인도 관심 포인트다. 지방자치제가 시행되고 지난 24년 동안 산청군 북부 지역인 산청읍·차황면·오부면·금서면·생초면에서는 군수가 한 명도 배출되지 않아 이번에는 북부지역에서도 군수를 배출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과연 북부지역에서 산청군수가 배출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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