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곳곳서 이색 운동, 유권자 눈길 사로잡아

"갑자기 아이언맨과 헐크가 나타나 놀랐지만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네요."

지난 5일 오후 진주시 충무공동 혁신도시에 때아닌 영화 <어벤져스>에 나오는 주인공 복장을 한 무리가 나타나 선거운동을 하자 이를 본 시민 반응이다.

6·13 지방선거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유권자 눈길을 사로잡으려는 후보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총동원되고 있다.

어벤져스 선거 운동을 펼친 진주시의원 가 선거구 자유한국당 정재욱 후보는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영화 주인공이자 저 또한 젊은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 젊은 유권자가 많은 선거구 특성에 착안해 유명 영화 주인공들을 패러디하게 됐다"며 "아이들이 좋아해 사인 공세도 받는다. 덩달아 유권자인 부모들도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어벤져스를 등장시킨 정재욱 후보(왼쪽 사진)./김종현 기자

경남도의원 진주2 선거구 무소속 최진덕 후보 곁에는 커다란 풍선 인형이 동행한다. 최 후보 얼굴을 캐릭터 풍선으로 제작해 함께 다니는 선거운동원이 무동을 태우고 선거구를 돌고 있다.

경남도의원 창원13 선거구 민중당 이종대 후보 선거운동원들은 흡사 야구 선수나 야구를 즐기는 팬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어깨와 목 쪽에는 당 상징인 주황색이, 배와 등에는 흰 바탕에 얇고 검은 세로 줄무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어 흡사 야구복 같은 데다 선거운동원 모두 노란색 헬멧을 착용하고 있어서다.

기호(6번)는 옷에 새기지 않고 긴 막대와 서스펜더(멜빵)를 활용해 등에 꽂아 머리 위로 올린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다. 이를 멀리서 보면 애니메이션 영화 <미니언즈> 캐릭터가 몰려다니는 모습으로도 보여 독특하다.

안전모를 쓴 이종대 후보 선거운동 모습. /선본

경남도의원 양산3 선거구 한국당 조성례 후보도 차별화하고자 초소형 전기자동차를 유세차로 활용해 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다. 그는 '교육 전문가'라는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면서 일반 트럭을 고친 유세차와 달리 초소형 전기차를 선택했다. 이는 아파트 단지가 많은 동면·양주동 지역 특성을 반영, 이동과 주차 편의를 고려한 선택이기도 하다.

외양이 아닌 마음을 나누는 선거운동으로 본보기가 되는 후보도 있다. 창원시의원 파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이민희 후보는 지난 6일 현충일을 맞아 선거 현수막을 순국선열을 추념하는 내용으로 일부 교체했다. 이 후보 측은 "현충일을 맞아 당 지시에 따라 율동과 구호, 스피커를 사용하지 않는 조용한 선거를 했다"며 "이 같은 마음을 좀 더 유권자들에게 표현할 방법을 찾다가 추념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게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선 당시 열정적인 댄스 유세 영상이 <경남도민일보> 유튜브 페이지에 올라 일약 스타덤에 오른 창원시의원 마 선거구 민주당 한은정 후보는 한층 업그레이드돼 돌아왔다. 이번에는 선거운동원이 아닌 후보로 나섰음에도 자신을 돕는 선거운동원보다 더욱 열정적인 댄스로 유권자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용하지 않던 호루라기를 활용해 흡사 '응원단장' 역할을 하며 자신은 물론 자신의 지역구 내 시장, 도의원 후보 지원 유세까지 펼치고 있다. 지난 1일 상남동 성원주상가 인근에서 펼친 댄스 유세 영상이 <경남도민일보> 유튜브 페이지에 오른 지 5일 만에 조회 수 21만 8000회를 넘었다.한 후보는 "열정적인 유세와 관련 영상이 지역주민에게 소문을 타고 확산하면서 저를 알아보는 유권자들이 늘어나 덩달아 힘이 난다"고 말했다.

민중당 최종엄(밀양시의원 나 선거구) 후보는 선거 차량 뒷유리에 후보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 붙여놔 눈길을 끈다. 삼행시 내용은 '최선을 다해, 종일 서민을 눈으로, 엄격한 시정의 감시자가 되겠습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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