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준 감독대행 첫 승…나성범 12호 홈런으로 역전 발판 마련

돌아온 베렛이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했다. 불펜 지원을 받지 못한 베렛은 시즌 3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팀 연패 탈출을 견인했다.

7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롯데 경기에서 NC가 롯데에 5-4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NC 연패 숫자는 '5'에서 멈췄다. 유영준 감독대행은 3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초점은 베렛에게 모였다. 유 감독대행 믿음 속에 한 달 만에 1군 무대를 밟은 베렛은 우려를 딛고 경기 초반 비교적 성공적인 복귀전을 써 내려갔다.

베렛은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유인구로 선택하며 롯데 타선을 묶었다. 속구 역시 자신의 시즌 평균(144.6㎞) 구속보다 2~3㎞ 웃돌며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2회에는 위기관리 능력도 뽐냈다. 베렛은 1사 2·3루 상황에서 한동희를 삼진, 김사훈을 2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1회에 이어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3~5회 역시 베렛은 롯데 타선을 안타와 몸에 맞는 볼 각 하나로 묶으며 '그동안 준비를 잘했다'는 유 감독대행 선택에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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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선도 베렛 복귀를 반겼다. NC는 1회 땅볼로 출루한 김성욱이 스크럭스 2루타와 투수 폭투로 홈을 밟으면서 선취점을 얻었다. 2회에도 NC는 무사 1·2루 기회를 희생번트·플라이로 연결하며 1점을 추가했다. NC타선은 4회에도 박석민·권희동 안타, 유격수 실책을 묶어 달아나는 한 점을 추가, 베렛의 승리 투수 요건 발판을 마련했다.

문제는 6회였다. 1사 이후 이대호에게 홈런을 허용하며 1실점한 이후 베렛은 채태인에게 볼넷, 번즈에게 안타까지 내주며 강판당했다. 베렛의 승리 투수 요건과 팀 리드를 지키고자 배재환이 소방수로 등판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배재환은 볼넷 두 개와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순식간에 동점·역전을 허용했다. 베렛 자책점은 3점으로 늘었고 경기 분위기도 롯데 쪽으로 기울었다. 이날 베렛은 올 시즌 가장 많은 106개 공을 던지며 5.1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했다. 혼신의 투구였지만 불펜 지원에 두고두고 아쉬웠다.

패배 그림자가 드리운 8회 NC는 다시 한 번 힘을 냈다. 2사 만루 상황에서 중앙 담장 쪽으로 쭉 뻗어간 이대호 타구를 김성욱이 잡아낸 것. 분위기를 바꾼 호수비는 곧 결과로 이어졌다. 8회 말 공격에서 나성범의 시즌 12호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NC는 볼넷과 박석민 2루타, 자동 고의 4구로 무사 만루 기회까지 맞았다. NC는 연속 삼진으로 기회를 날려버리는 듯했지만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추가, 재역전에 성공했다.

NC는 9회 이민호가 롯데 타선을 삼자범퇴로 틀어막으며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역전 발판을 마련한 나성범은 "먼저 타자로서 기회를 주셨던 김경문 전 감독님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 계실 때 중심타자로서 좋은 모습을 못 드린 것이 아쉽다"며 "오늘 경기 8회에 1점을 꼭 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중심타자라는 생각보다는 1번 타자라는 생각으로 나가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좋은 타구를 만들어냈다. 김성욱 수비를 보고 오늘은 뭔가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계속 지는 경기를 하다 보니 자신감이 떨어졌었던 것이 사실이다. 팀 중고참으로서 남은 시즌 잘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영준 감독대행은 "베렛이 잘 던져줬다. 박석민 선수가 오늘 좋은 모습 보여줬고, 나성범 선수도 결정적인 순간에 팀을 이끌어 줬다"며 "모든 선수들이 집중력 있게 경기에 임해 이길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경기를 앞두고 유 감독대행은 '베렛 때문에 김경문 전 감독과 프런트 갈등이 생겼다'는 의혹을 재차 부인하기도 했다. 유 감독대행은 "감독 처지를 이해하며 뒤에서 도와주려 노력했다"며 "다만 시즌 중 외국인 투수를 교체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연패를 끊은 NC는 주말 잠실로 원정을 떠나 리그 1위 두산을 상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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