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정서 강한 경남민심 의식한 행보
캠프 측 "특별히 보수 고려한 선거전략 없다…경남 상황에서 진보·보수 편가르기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

김경수(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최근 각 지역 유세에서 진보·보수를 아우르는 통합적 메시지를 강조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른바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인터넷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 후보 연루 의혹을 보도한 보수언론을 잇따라 검찰에 고소하고, 보수정치세력이 독점한 경남의 지난 30년을 현 위기와 적폐의 근원으로 부각하며 보수와 선긋기·차별화에 나섰던 선거 초반 모습과 사뭇 대조적이다.

물론 이번 선거가 김경수 후보 자신과 문재인 대통령 '미래팀' 대 김태호(한국당) 경남지사 후보와 홍준표 전 경남지사 '과거팀'의 대결이라는 기조는 여전하지만 특정인 또는 특정 정당에 국한된 언술일 뿐 보수세력 전체가 싸잡아 표적이 된 건 아니다.

근래 김 후보가 곳곳에서 빠짐없이 하는 말 중 하나는 "민주당이 달라졌다. 진보·보수 떠나서 경남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사람이 모였다"는 것이다. 어떤 곳에서는 "유능한 진보와 정의로운 보수가 힘을 모아 합리적인 정치를 해나가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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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3일 의령군 의령읍 의령전통시장을 찾아 유권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그러면서 김 후보는 보수정당에서 넘어온 권민호 전 거제시장, 김오영 전 경남도의회 의장을 비롯해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을 지휘한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등을 자주 소개하고 있다. 보수 정서가 강한 경남 민심을 의식한 '퍼포먼스'로 생각되는 대목이다.

김경수 캠프 총괄상임선대본본부장을 맡은 이철희 의원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더욱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이 의원은 "지난 30년 경남은 특정 정당이 독점하면서 소외와 배제, 분열의 골이 깊어졌다"며 "이제 이런 걸 치유하고 새로운 경남을 만들 수 있는 통합적 에너지와 리더십이 필요하다. 누가 선거에 승리하든 진보·보수를 넘어 경남을 살리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김경수 캠프 측은 "선거 전략에 특별한 변화가 있는 것 아니다"고 했다.

캠프 관계자는 "애초부터 보수층이나 보수세력을 적극적으로 고려한 선거 전략 같은 건 없었다. 오랫동안 경남을 지배한 세력이 마침 보수정당이고 그들에 대한 평가·교체가 필요해 관련 언급을 했을 뿐"이라며 "김경수 후보 자신이 지금 경남 상황에서는 진보·보수 편가르기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다. 경남 경제를 살리는데 어떻게 진보·보수가 따로 있겠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경남지사 당선 후 보수정당 등과 협치의 필요성·중요성을 강조한 측면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홍준표 전 지사의 불통·독선 리더십 때문에 경남에 얼마나 많은 갈등과 피해가 있었나"며 "김경수 후보가 당선돼도 기초단체나 경남도의회는 여전히 보수정당이 다수일 수 있다. 김 후보는 경남 발전을 위해 그들 모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공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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