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안 하고 시장 측근 기용…노조 '낙하산 인사 근절'강조

"선거캠프 낙하산 출신이 망쳐놓은 잃어버린 6년을 찾아내고, 극악무도한 세력이 발붙이는 일이 없도록, 다시 오로지 시민을 위한 창원문화재단으로 거듭나고자 울분을 토합니다."

해당 발언은 창원문화재단 노동조합이 쓴 성명서 첫 마디를 차지한 내용이다. '낙하산 인사'가 창원문화재단 내분 원인으로 제기된다.

'선거캠프 낙하산 출신'이라는 표현은 선거 결과에 따라 바뀌는 대표이사 자리를 의미한다.

지난 2012년 3월 통합 창원문화재단 출범 초기, 창원시는 공모로 상임이사를 뽑겠다고 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당시 재단 이사장이었던 박완수 전 시장 측근 이상화 전 성산아트홀 관장이 재단 대표이사를 겸했다.

2014년 9월 16일까지 대표이사 자리를 비우고 겸직 체제로 재단을 운영하는 방침은 이어졌다. 이날 이 전 관장이 사임해서다. 그해 7월 취임한 안상수 시장은 창원시 산하기관 고위직 인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신용수 전 대표이사가 취임했다.

신 전 대표이사는 마산MBC(현 MBC경남 창원본부) 방송사업국장을 지낸 바 있다. 2014년 6월 4일 치러진 제6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때 안 시장 선대위 본부장을 맡았다. 당선 이후에는 시정 업무 인수 과정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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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문화재단 로고.

'창원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 조례'에 따라 재단 이사장은 창원시장, 부이사장은 문화재단 업무 담당국장이 당연직으로 맡는다. 대표이사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사장이 임명한다. 이사회는 이사장과 이사로 구성한다.

신 전 대표이사는 돌연 지난 1일 사직서를 제출했고, 4일 수리됐다. 임기 4개월을 남긴 상태에서 사직한 공식적인 이유는 '일신상의 사유'다.

재단 노조는 노조 사찰, 와해 등과 관련한 계획이 문서로 드러나자 부담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판단한다. 재단 팀장급 한 관계자는 "언론에 나온 대로 피로 누적과 지방선거 전 자리를 비우는 것이 맞다는 판단에서 그만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러 이유 가운데 '지방선거'를 언급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대표이사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셈이다. 지난 4일 단식 투쟁 현장에서 만난 김민국 재단 노조 위원장은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고 재발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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