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환 "2007년 아내에 박종훈 후보가 성추행"
박종훈 "공정 해하는 가짜뉴스 범죄행위 고발"

6·13지방선거 경남도교육감 선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이효환 후보는 '박종훈 후보가 11년 전 내 아내를 성추행했다'고 폭로했고, 박 후보는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성추행 의혹은 양 후보 측 고소·고발로 번지고 있다.

◇남은 선거기간 진실공방 = 이 후보는 지난 5일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7년 당시 도교육청 급식담당 사무관이었던 제 아내를 당시 교육위원이었던 박 후보가 직위를 이용해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의 아픔을 그냥 가슴에 묻고 갈 수 있었지만, 보수 단일화 실패로 이를 감수할 수밖에 없음이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11년 전 아내로부터 성추행 상황을 전해들었다는 교육공무원 최모 씨의 증언 녹취록이 있다고 했다. 최 씨는 기자와 통화에서 "2007년 그날 이 후보 아내와 박 후보와 저녁 먹는 자리에 동석했고, 헤어진 후에 (이 후보 아내)전화가 와 당시 피해 사실을 전해 들은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 부인은 5일 박 후보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효환 교육감 후보. /경남도민일보DB

박 후보 측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교육위원 활동 당시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의혹이 제기된 상황은 전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 선거대책본부 전창현 총괄본부장은 이날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창원지검에 고발했다.

전 본부장은 고발장에서 "성추행 피해자가 선거 입후보자인 이 후보 아내인 점, 이 후보가 주장한 성추행 의혹의 진위가 밝혀지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반면 남은 선거기간은 8일에 불과해 박 후보가 받게 될 선거 불이익이 자명한 점 등으로 볼 때 이 후보가 오로지 박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범죄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 "현행 선거 판세로는 당선 가능성이 가장 적은 경쟁 후보가 직접 허위사실을 유포한 데는 다른 후보와 거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선거의 공정을 해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미투" VS "선거 전략" = 이 후보는 2007년 발생한 일을 11년이 지난 교육감 선거운동 기간에 제기한 데 대해 "보수진영 단일화 실패와 함께 여론조사 등 선거 추이를 보면 박 후보 당선이 유력해 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미투에 깨끗해야 할 교육감을 뽑는 선거에서 그렇지 못한 자는 퇴출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경남교육감 선거가 미투 논란과 함께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면서 8일 잡혔던 KNN 방송토론회가 취소됐다. 박 후보 측은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후보와 얼굴을 맞댈 필요가 없다"며 방송사에 불참을 알렸다. 이에 이 후보는 "박 후보는 무엇이 무서워서 피하는 것인가"라며 "일방적인 취소 통보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종훈 교육감 후보.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갑작스러운 박 후보 성추행 의혹 제기에 유권자들은 "충격"이라는 반응과 함께 "악의적 선거운동"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김선유 후보는 6일 성명을 통해 "사실이라면, 교육감이 자신의 지위를 악용한 용서할 수 없는 천인공노할 사건이다. 수사기관에서 신속하게 수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를 '좋은 교육후보'로 선정한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 전진숙 대표는 "두 후보 중 한 명은 거짓말인데, 이 후보 측이 선거를 8일 앞두고 부인 미투를 폭로했다는 데 신뢰가 부족하다. 박 후보 지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윤자 경남미투운동본부 대표는 "시기와 미투 폭로자가 후보 부인이라는 점에서 이 사건만큼은 한 사람 주장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진행 상황을 보고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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