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입맛 없을 때 딱! 새콤달콤 건강 지킴이
무기질·비타민 '영양 풍부' 청·과육 등 활용법 다양해
원기 회복·갈증 해소에 탁월...배탈·식중독 완화에도 도움

더위가 고개를 든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계절이 찾아온 듯하다. 지난 2일 경남에는 올해 첫 불볕더위 주의보가 내렸다. 최고 기온이 34도까지 치솟으면 아무래도 입맛이 없다. 식사를 거르자니 기력이 없고, 무얼 먹을까 고민해도 변변한 음식이 떠오르질 않는다.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입맛 없을 때 어떤 음식이 생각나세요?"라고 글을 썼다. "얼큰한 짬뽕" "매운 고추 팍팍 넣은 칼국수" "열무김치 넣은 비빔밥" 등 각자 입맛 없을 때 찾는 음식이 등장했다.

가장 도드라지는 음식은 '면'이었다. 밀면, 냉면, 초계국수 등 시원한 국물과 어우러지는 면을 가장 많이 찾았다. 시원한 육수가 일품인 면 요리는 최근 자주 접했기에 다른 것은 없을까 고민하던 찰나 머리를 스친 것이 비빔국수다. 결국, 입맛을 되돌려줄 음식으로 비빔국수를 낙점했다.

비빔국수 생명은 뭐니 해도 양념장이다. 고추장, 고춧가루, 식초, 다진 마늘, 그리고 기호에 따라 청양고추를 다져 넣는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매실 원액'이다. 그냥 설탕을 쓰는 것보다 매실 원액을 쓰는 것이 더욱 풍미를 살린다. 새콤한 맛도 더해 입맛을 사로잡는 데 부족함이 없다.

매실청은 한 번 담그면 오래 두고 쓰인다. 독성이 있는 씨는 제거하고 1 대 1 비율로 설탕과 함께 절인다. /최환석 기자

매실은 이즈음 제철이다. 6월 말께 채취한 매실은 가장 영양이 많다고 알려졌다. 영양 면에서도 매실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기질, 비타민 등 영양이 풍부하다. 특히 매실 속 유기산 가운데 시트르산은 피로를 푸는 데 그만이다.

매실 속 미량의 피크르산은 독성물질을 분해한다. 여름철 배탈이나 식중독 등을 매실로 다루는 까닭이다. 잦은 음주로 지친 간을 돕는 데도 매실이 제구실을 한다.

갈증이 심할 때는 매실 원액에 물을 섞어 시원하게 마시면 도움이 된다. 소화가 잘 안 될 때도 자주 찾는다. 칼슘이 부족한 사람에게도 매실이 좋다. 이래저래 효능이 상당하다.

다시 비빔국수 이야기. 양념장에 매실 원액을 넣고 잘 섞고 나서, 잘 삶은 소면 위에 갖은 고명과 함께 붓고 비빈다. 완성한 비빔국수를 한 젓가락 들자 잃었던 입맛이 돌아온다. 역시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매실청은 한번 담그면 오래 두고 쓰인다. 가장 먼저 매실을 잘 씻어 준비한다. 겉에 촘촘하게 난 털은 여러 번 물로 씻으면 제거된다. 잘 씻은 매실은 꼭지를 제거하고 물기를 없앤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씨를 제거하는 것이다. 씨에 독성이 있어서다. 몽둥이로 매실을 치면 쪼개지는데 그때 씨를 빼내면 쉽다.

매실 원액을 쓴 양념장으로 비빔국수를 만들면 잃었던 입맛이 돌아온다. /최환석 기자

이렇게 다듬은 매실과 설탕은 1 대 1 비율로 쓰인다. 매실청을 담을 통에 설탕을 깔고 매실을 얹는다. 설탕과 매실을 반복해서 켜켜이 쌓는 것이 중요하다. 남은 설탕은 맨 위에 고루 뿌려주자.

매실청을 담은 통은 뚜껑을 세게 닫으면 안 된다. 발효하면서 압력이 가해질 수 있어서다. 이렇게 담근 매실청은 그대로 먹어도 훌륭한 반찬이다. 절인 매실 과육을 그대로 고추장에 버무려서 먹기도 하고, 간장에 절였다가 고추장에 버무려 먹기도 한다.

원액은 오이무침 등 갖은 음식에 조미로 쓰인다. 원액과 물을 섞어 냉장 보관하면서 갈증이 날 때마다 마셔도 좋다.

매실청을 담글 때는 황매실을 쓰는 것이 좋다고 알려졌다. 황매실은 누렇게 익은 매실이다. 청매실에 비해 신맛은 덜하고 단맛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구연산도 황매실에 많다. 매실도 과일이니 익은 것을 쓰는 게 좋은 셈이다.

시중에서 살구, 개살구 등 매실과 비슷하게 생긴 것을 매실과 섞어 파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열매만으로는 구별이 어렵기에 이를 악용하는 사례인데, 믿을 만한 판매자에게서 구입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

제대로 쓰지 않으면 독성이 있어 안 쓰니 못한 것이 매실이지만, 쓰임새와 다루는 방법을 잘 알고 나면 이만한 과일이 없다. 입맛이 없다면 매실을 이용한 요리에 도전해보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