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 우려 없애면서 공원·텃밭 등 활용 고민했으면

하루 일과를 거의 학교에서 보내는 학생들. 학교가 늘 생활하고 있는 공간임에도 교내 구석구석 그 모습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교실과 운동장, 급식실 등만 왔다갔다 하다 보면 학교 안에는 우리가 3년 동안 한 번도 가보지 못하거나 그 존재 자체도 모르는 공간도 있기 마련이다.

학교의 옥상은 어떨까? 여러분은 학교 옥상에 올라가 본 적이 있는가?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학교 옥상은 왜 한결같이 굳게 닫혀있을까? 건물 맨 꼭대기 층에 붙어 있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혹은 '통제 구역'이라는 말에 의문을 가져보지는 않았는가?

옥상 출입금지의 이유는 아무래도 안전사고의 위험 때문일 것이다. 사실 우발적 사고는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그런데 극단적인 사고의 예방 차원에서 문을 걸어 잠그는 대책은 소모적으로 느껴진다.

창원시가 옥상녹화사업을 추진했던 한 대형건물 옥상. '관계자 외 출입금지', '통제구역'으로 늘 굳게 닫혀 있는 학교 옥상에도 이와 같은 공간 활용이 필요하다. /경남도민일보 DB

대부분 넓은 학교 옥상은 '통제구역'이라는 푯말과 함께 굳게 닫혀 있다. 학생들과는 전혀 관계없이 죽어 있는 공간으로, 그저 불필요한 기구들을 두는 창고로 쓰이는 게 현실이다.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면 학교 옥상은 학생들이 가깝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안전사고의 위험이라는 이유 하나로 '출입금지'가 유일한 정답이어야 하는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단순히 안전사고의 문제라면 옥상을 사고로부터 안전하게 만들면 해결될 문제다.

시대가 변하고 학생들의 다양성과 개성이 존중되면서 교내활동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를 지원할 충분한 공간이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학교 옥상은 안전사고의 문제만 해결된다면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의미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경기도의 몇몇 학교는 옥상을 공원으로 만들어 멋진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옥상 공원은 휴식과 힐링을 넘어 학생들 간의 소통공간이자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경우는 옥상을 텃밭으로 만들어 학생이 직접 여러 작물을 재배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적인 공간으로 활용하기도 한다고 한다.

위험하고 극단적 사고가 생길 것이라는 편견에 따른 통제가 어쩌면 가장 손쉬운 방법인지 모른다. 그러나 '출입금지' '통제구역'을 허물고 안전하고 함께하는 공간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진짜 학교에서 일어날 극단적인 사고를 막는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한다.

하루빨리 학교 옥상이 학생들의 공간으로 돌아와 주길 바란다.

/청소년기자 이다은(진주제일여고2)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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