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원인, 김경수·김유근 '과거 도정' 김태호 '현 정부'탓
김경수 "신경제지도" 김태호 "체질강화" 김유근 "산업재편"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8년간 경남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1.8%였지만 같은 기간 전국(국내) 경제성장률(한국 GDP) 연평균은 3.425%였다. 경남은 지난 8년간 해마다 1.625%p씩 낮게 성장했다. 지역내총생산(GRDP)도 서울·경기도에 이은 3위에서 4위로 추락한 지 오래다. 1인당 평균 지역소득도 2016년 기준 17개 광역 시·도 중 12위에 그쳤다. 6·13 지방선거가 8일, 사전투표는 겨우 3일 앞으로 다가왔다.

<경남도민일보>는 세 후보가 침체일로인 경남 제조업을 어떻게 혁신하고 어떤 신성장 동력을 내세우는지에 주목했다. 김경수(더불어민주당)·김태호(자유한국당)·김유근(바른미래당) 세 후보에게 경남경제 위기 원인 진단, 해결 방안과 주요 공약을 물어 그 답변을 정리했다.

◇경남경제 위기 원인 진단 = 세 후보는 조선업 불황, 기계산업 정체 등 제조업 경쟁력 하락이 현재 위기를 가져왔다는 점에서는 인식을 함께했지만 원인 분석은 크게 달랐다. 김경수·김태호 후보는 각각 과거 도정과 현재 정부 정책 실패를 지적하며 대조를 이뤘고, 후발주자 격인 김유근 후보는 기존 도지사 정책을 싸잡아 비판했다.

김경수 후보는, 경남산업은 튼튼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때 수도권과 쌍벽을 이뤘지만 조선·자동차·기계 등 기존 제조업이 무너진 게 경제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했다. 새 먹을거리도 기존 제조업 혁신과 경쟁력 강화 위에서만 가능한데, 이것 없이 신성장산업이라는 장밋빛 청사진만 내세웠다고 했다. 썩어가는 뿌리는 놔두고 나무를 치장하는 데만 신경 쓴 셈이라고 비유했다. 또한, 일당(자유한국당) 독점 구조에서 경남을 이끈 이들의 낡은 사고 방식에서 위기가 비롯했으며 도민이 아닌 공천권자만 보고 정치를 한 탓이라고 했다. 하지만, 조선업 구조조정과 소득주도 성장 등 현 정부를 향한 평가나 비판은 없었다.

김태호 후보는 경남의 경제성장률 하락세와 실업률 증가를 두고 첫째 원인을 현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 탓으로 꼽았다. 제조업의 총체적 위기는 과거부터 여러 차례 지적됐지만 정부가 조선업 위기와 제조업 경쟁력 하락에 대비한 준비를 못 했고 최근 제조업 가동률이 9년 만에 최저 수준(70.3%)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도 원인이라고 했다. 급격한 임금인상은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수출을 감소시키며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쳐 지속 가능하기 어려운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호 후보 역시 홍준표 전 도지사의 '채무 제로' 정책에 따른 창업펀드 '0', 지방중소기업육성기금 폐지 등 같은 당 직전 도지사 때 도정과 재임시절 정책 평가는 내놓지 않았다.

김유근 후보는 이대로 간다면 몇 년 안에 IMF구제금융(1997년 12월∼2001년 8월) 때보다 더 어려운 시기를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선산업은 경남 전체 수출액의 42.6%까지 차지했을 정도로 의존도가 높았지만 이 산업 붕괴가 전통시장과 자영업자 어려움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김 후보는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과거 도지사들이 정치적 땜질식 해결책으로 세금을 축내고, 미래를 대비하지 않았던 탓이라고 했다. 제조업 중심인 경남 특성을 고려해 경제인이나 기술인을 도지사로 뽑았다면 기술 혁신과 과감한 미래 산업 투자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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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분야 주요 공약과 위기 극복 방안 = 김경수 후보는 '경남신경제지도'로 완전히 새로운 경남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경남 일자리 창출과 도민 소득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경수 후보가 내세운 '경남신경제지도' 핵심은 기존 제조업을 혁신해 '경남 제조업 르네상스 시대'를 열고, 이와 동시에 경남 신성장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부산항신항과 국제신공항, 남부내륙고속철도 등 세 가지 물류 축을 바탕으로 부산과 연계해 경남을 동북아 물류 플랫폼, 물류 허브로 만들겠다고 내세웠다. 이로써 경남을 한반도 평화시대에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연결점이자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했다. 3축을 연계한 물류산업 육성은 다른 두 후보와는 차별되는 경제공약이다. 더불어 제조업 혁신을 위해 △재료연구소의 재료연구원으로 승격 △빈약한 IT·ICT 산업 육성과 제조업 융합을 위한 경남소프트웨어산업진흥원 설립 △김해스마트부품 연구개발·특화단지 조성 △대기업 연구개발(R&D)센터 유치 △희유금속 활용 소재부품 클러스터 구축(서부경남) 등을 내세웠다. 이런 정책을 힘있게 추진하고자 경제혁신특별회계 1조 원을 새롭게 조성하고, 도지사 직속 경남경제혁신추진단을 신설하겠다고 했다. 경제혁신특별회계 1조 원은 기존 경남도 예산 이외 1조 원을 정부 등으로부터 따로 조달하겠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전직 경남도지사 출신답게 김태호 후보의 경제 분야 공약도 만만치 않았다.

김 후보는 경남 산업을 거시적으로 봤을 때 △산업육성 인프라의 지속적인 확대 △핵심 주력산업 체질 강화 △신전략산업 육성이라는 세 개 성장엔진이 맞물려가야 한다고 했다. 제조업에서는 △항공·나노융합국가산단과 함께 거제 해양플랜트국가산단 조속 승인 △창원국가산단 구조고도화 △항공산업 육성 △강소연구개발특구 지정 등을 내세웠다. 또한, 핵심주력산업 체질 강화를 위해 △선수금 환급보증(RG) 발급 지원 확대와 공공선박발주 확대 △LNG벙커링 산업기반 구축 △해양플랜트 모듈산업 구축 △로봇랜드 조성 사업 성공적 마무리 등을 내세웠다. 신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지역별 산단을 스마트산업단지로 구축하겠다고 했다. 청년 창업기업(스타트업)을 육성할 대규모 인큐베이터 캠퍼스 스테이션 G(경남형 스테이션F)를 설립하겠다는 공약도 눈에 띈다.

김유근 후보 공약은 독특했다.

경남도청을 마산해양신도시로 옮기고, 현재 도청 자리에 '최첨단 군수산업 산-학-연-군 클러스터'를 조성해 경남산업을 첨단기술산업과 '군사-우주-항공산업' 중심으로 재편하겠다고 했다. 기존 조선소도 상선 등 민수 중심에서 이지스함, 군함, 잠수함, 장기적으로 항공모함 등 군수 분야로 특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외 공약 대부분은 관광활성화였다. 남해관광벨트를 만들어 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지리산케이블카를 설치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밀양신공항 재추진과 사천공항 국제공항 승격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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