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10개 시·군 19곳 운영...농민 - 소비자 만족도 높아
사천 사남농협 '우리밀'등 매장별 주력상품 판매 심혈

'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이 생산자·소비자·농협 간 상생 모델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특히 이들 직매장은 천편일률적인 일반 마트와 달리 저마다 특성을 살리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농협이 매장을 개설하고, 지역 농업인이 농산물 생산·수확·가격 결정·진열·판매를 직접 하는 구조다. 농협은 현재 도내 10개 시·군에서 모두 19곳을 운영하고 있다.

각 직매장은 초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진주 중부농협은 지난 2014년 매장을 열었는데, 소비자가 농가에 직접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농가는 다시 농협에 "이렇게 안 좋은 소리 들으면서까지 직매장에 내놓고 싶지 않다"는 푸념을 쏟아냈다.

하지만 진주 중부농협은 출하 회원들에게 꾸준히 관련 교육을 진행, 품질 향상과 시스템 정착에 정성을 쏟았다. 덕분에 지금은 생산자·소비자·농협 모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딸기 같은 경우, 농민들이 공판장에 넘기면 ㎏당 3500~4000원을 받지만, 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을 통해서는 9000~1만 원 가까이 받는다. 소비자 또한 일반 마트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이는 유통마진을 없앴기에 가능한 일이다.

'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농협이 매장을 개설하고, 지역 농업인이 농산물 생산·수확·가격 결정·진열·판매를 직접 하는 방식이다. 한 농민이 직접 생산한 채소를 매장에 진열하고 있다. /경남농협

'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품목과 판매 방식에서도 차별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천 용현농협은 지역 특산물인 딸기·토마토를 주력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지역 조합원이 생산한 콩을 전량 수매하고 있다. 콩 가공사업을 통해 자체적으로 손두부·건빵메주·간장·된장을 생산하고 있다.

하동 축산농협은 한우플라자 내에 30평가량 공간을 마련, 직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관계자는 "판매 장소가 한우플라자 내에 있다는 점에서 생뚱맞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식당 방문 고객이 하루 평균 350명이다. 이들을 빈손으로 그냥 보내서는 안 되겠다는 것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지금 이곳은 지역 상징성을 담고 있는 재첩국·참게가리장국·아스파라거스를 대표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사천 사남농협은 우리밀 전문 매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대 농가는 정부 보리 수매 중단으로 대체작물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사천 사남농협은 보리와 유사한 우리밀 재배를 유도했다. 그리고 건조·저장·가공시설을 완공해 우리밀 지역 수확물 전체를 수매했다. 현재 우리밀로 만든 가공식품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체험장·팜스테이와 연계한 관광상품화를 시도하고 있다.

'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아직 한계에 부딪히는 부분도 있다. 하동 금오농협 같은 경우, 농민 12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해서 출하하는 이는 50여 명에 그치고 있다. 또한 농민들이 중복된 상품을 내놓고 있어 다양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명곤 경남농협본부장은 "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많은 장점을 안고 있다. 농업인은 건강한 먹거리 생산에 전념하고, 소비자는 농산물을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다"며 "이렇듯 생산자·소비자의 아름다운 동행이 시작되는 장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농협은 지난 4월에 직매장 정체성 확립과 발전 방향 모색 차원에서 '경남 로컬푸드 직매장 스토리텔링 대회'를 개최했다. 그 결과 진주 중부농협이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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