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도지사 후보, 창원서 무소속 안상수 지지층 염두

당원 세 결집에 힘입어 선거 초반에 일었던 '홍준표 사천(私薦)' 반발을 넘어서는가 싶었던 자유한국당 조진래 창원시장 후보가 때아닌 '유세 패싱' 논란에 휩싸였다.

이는 결론적으로 안상수 무소속 후보의 탈당에서 기인한 것으로, 김태호 자유한국당 도지사 후보가 도내 전역을 돌며 자당 소속 시장·군수 후보들과 합동유세를 하는 것과 달리 유독 창원에서만 합동유세를 하지 않는 데 따른 논란이다.

김 후보는 본격 선거전이 시작된 지난달 31일 진주시장 후보 합동유세를 시작으로, 2일 밀양시장 후보 합동유세, 3일 창녕군수 후보 합동유세, 4일 거제시장·통영시장 후보 합동유세 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3시 50분께 조진래 한국당 창원시장 후보가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 앞에서 유권자와 악수를 하는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이 기간 김 후보는 마산어시장(5월 31일), 소답시장(2일), 경화시장(3일)을 방문했지만 조 후보와는 합동유세를 하지 않았다. 조 후보와 시간차를 두고 같은 장소에서 유세를 펼쳤을 뿐, 진주나 밀양에서처럼 두 후보가 손을 맞잡고 단상에 오르는 모습은 연출되지 않았다.

특히 마산어시장·소답시장·경화시장에서 펼친 선거운동은 대규모 세 과시를 위한 총력유세였는데, 도·시의원 후보들은 조 후보와 김 후보를 따로따로 맞이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현장에서는 '한꺼번에 유세를 하면 되지'라는 볼멘소리도 일부 새어나왔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김 후보가 창원에서 합동유세를 하지 않는 데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 '범한국당 지지층'으로 분류할 수 있는 '무소속 안상수 후보 지지층'을 자극하는 일을 최대한 삼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오후 4시 20분께 김태호 한국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을 찾아 시민과 악수를 하는 장면. /경남도민일보 DB

이에 대해 김태호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도당 차원에서 여러 캠프가) 모여서 일정을 짜는 게 아니라 우리는 우리끼리 효율적으로 동선을 정하고 있고, 창원 지역 유세가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의도적으로 피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안상수 후보를 지지하는)그분들에게도 지지를 받고 싶다는 측면도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여, 창원지역 유세 현장에서 흐르는 묘한 분위기를 인정했다.

김 후보 측에서 '조진래-안상수 단일화'에 공을 들여 온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 측은 막판까지도 창원에서 '조진래-안상수 단일화'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품고 있고, 이 때문에 조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 협상 결렬'을 선언했음에도 여전히 '막판 단일화 가능성'은 언급되고 있다.

창원지역 한국당 국회의원들의 지지유세 장면에서도 매끄럽지 못한 장면이 목격되고 있다. 지난 2일 의창구 소답시장에서는 조 후보와 김 후보 유세가 시간을 달리해 열렸는데, 박완수 의원은 조 후보 지원 연설은 하지 않고 김 후보 지지 연설만 했다. 이를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2년 후 총선 지역구 경쟁을 염두에 둔 기 싸움 차원 아니겠느냐"는 말들도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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