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선거 시작 후 첫 주말 도내 주요 광장과 대로는 유세 차량과 스피커 소리로 차고 넘쳤다. 각 후보 진영의 가용 인력이 총출동해 상가와 시장 터미널 등 인구 밀집지구를 공략하는가 하면 골목골목을 누비며 악수세례를 퍼붓고 연설회를 곁들이는 등 표심을 잡느라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시민들의 호응은 의외로 한산해 맥이 빠졌다. 예년보다 청중 수가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요소를 차지한 유세차량 역시 듣는 사람이 얼마 안 돼 혼자서 목이 쉬었다. 이러다가 선거 무관심의 정도가 도를 넘어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벌써 걱정이 앞선다. 각 당의 지휘부가 동원령을 내려 지역으로 바람몰이에 나서고 후보들은 몸을 던져 구애를 보내건만 좀처럼 선거 열기는 달아오르지 않는다. 애가 타지 않을 수 없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일꾼을 뽑는 소중한 주권행사의 장이다.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잘 선택해야 공동체 발전과 삶의 질이 향상될 것임은 자명하다. 때맞춰 확인된 북미회담 성사 소식이 선거 관심을 빨아들인 원인이 됐음은 물론이다. 그건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흥미가 반감된 채 누가 당선돼도 괜찮다는 생각이 대세를 이루게 되면 지역정치가 어떻게 되든, 또 어떤 선거결과가 나오든 상관치않겠다는 의사표시와 다를 것이 없다. 투표는 이곳에 살고 또 살아갈 지역사회 구성원 자신들의 권익이 걸린 대사인 만큼 결코 소홀히 할 수도, 해서도 안 된다. 꼭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아도 좋다. 배달되는 선거공보를 꼼꼼히 살펴 누구에게 표를 줘야 옳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투표장에 가서 당황해서야 될 말이 아니다.

선거 관심을 높이는 것은 유권자만의 몫일 수 없다. 후보나 정치권의 역할이 더 크다. 오직 당선을 목적으로 네거티브에 혈안이 되는 선거운동이 냉소주의를 전파시켜 무관심을 부채질하는 나쁜 원인이 된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주민들에게 꿈을 주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정책 경쟁이 전부인 선거운동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당선되면 무슨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말하고 지역민에 대한 봉사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약속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유권자들의 응원은 되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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