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장 한국당-무소속 출마
두 후보간 다툼 확산 가능성
허성무·정규헌 후보엔 '호재'

창원시장 후보로 나선 자유한국당 조진래 후보와 무소속 안상수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결국 결렬됐다.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에 맞서기 위한 주요 전략 중 하나로 거론된 '보수 단일화'가 무산됨에 따라 범한국당 진영에는 빨간불이 켜진 셈이 됐고, 경남도지사 선거에 나선 한국당 김태호 후보에게 미칠 악영향도 불가피해 보인다. '조진래-안상수 단일화'를 당사자들보다 더 바란 이가 바로 김태호 후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특히 단일화 협상 결렬 후 조 후보와 안 후보 간에는 거친 공방이 오가고 있으며, 이는 허성무 후보나 바른미래당 정규헌 후보 측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애초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창원지역 국회의원 간 소통 부재로 말미암은 '잘 못 채워진 첫단추'로 '헛물만 켜다 서로 생채기만 남겼다'는 볼멘소리가 당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지난달 말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이재오 전 의원이 잇달아 창원을 방문하면서 '조진래-안상수 단일화'는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김 원내대표와 이 전 의원 모두 안상수 후보와 각별한 친분을 맺어온 사이일 뿐 아니라, 홍 대표가 제시한 모종의 정치적 카드를 들고 왔다는 관측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었다.

이후 두 후보 측에서는 "끝까지 간다"고 호언장담하면서도, 물밑에서는 단일화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는 사이 김태호 도지사 후보 대변인인 윤한홍 의원이 '조진래-안상수' 단일화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면서 범한국당 진영에서는 기대감이 고조됐다.

'여론조사로 단일화 후보를 정하기로 했다'는 구체적인 소식까지 언급되기 시작했고 선관위 공식 초청 토론회가 열리는 5일 이전에 단일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분분했다.

하지만 지난 1일 안 후보가 먼저 '단일화 협상 결렬'을 선언하는 긴급 성명을 발표하면서 '단일화'는 사실상 없는 일이 돼 버렸다.

안 후보는 "보수 승리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을 내렸고,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최종 답변일인 5월 31일을 넘기고도 (조진래 후보가)답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생을 쌓아놓은 제 명예가 땅에 떨어지고, 몰염치하고 부당한 정치현실로 인해 제 가슴에 눈물이 가득 쌓인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조 후보는 안 후보의 이러한 발언에 '파렴치한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조 후보는 "(안 후보의 제안은)일체의 여론조사 없이 일방적인 조진래 사퇴만을 종용했다. 특히, 심각한 법적 문제가 있는 제안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밝혔다.

두 후보 간 주장이 정면으로 엇갈리고 있다. 무엇보다 조 후보는 안 후보가 '심각한 법적 문제가 있는 제안'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향후 다툼이 확산할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아니나 다를까 바른미래당 정규헌 후보는 "심각한 법적 문제가 있는 제안이 무엇인지 언론과 시민에게 구체적으로 밝혀 주기 바란다"며 조 후보와 안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애초 한국당 공천을 받은 조 후보와 재선 의지가 확고한 안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두 후보 간 단일화 필요성을 역설하는 당 안팎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조 후보는 '공당의 명분'을 강조했고, 안 후보는 '홍준표의 사천'을 비판하면서 서로 섞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 또한 제기돼 왔었다.

조 후보 측 관계자는 "안 후보 측 고집이 결국 단일화를 무산시켰다"고 반응했고, 안 후보 측 한 관계자는 "결국 (조 후보가)낙선하더라도 선거비용 보전을 받고 향후 정치적 행로를 모색해보자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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