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 잦으면 암 발병 확률 높아"
전문가, 음이온 제품 자제 당부
경남도, 소비자상담실 운영 중

방사능이 검출된 라돈 침대 파문이 터지면서 음이온 제품 위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연 우리는 음이온 제품에서 나오는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할까?

음이온은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준다는 근거 없는 제품 선전과 소문을 타고 많은 제품이 시중에 판매됐다. 대진침대는 음이온 효과를 높인다며 침대 매트리스에 음이온 파우더를 뿌렸고, 그 결과 침대에서는 1급 발암물질인 방사성 원소 라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5월 15일 대진침대 매트리스 7종 모델이 피폭선량 기준치 1밀리시버트(m㏜)를 초과해 가공제품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결함제품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진침대도 이후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침대를 교환 또는 회수조치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수거는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경남지역은 대진침대 수거율이 매우 낮은 편인데 경남도는 라돈 검출 침대 소비자 피해 현황 파악과 구제를 위해 '소비자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상담실을 연 지 이틀 만인 지난 1일까지 60여 건이 접수됐다.

라돈이 검출된 대진침대 매트리스가 충남 천안의 대진침대 본사로 수거돼 쌓여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라돈 반감기(방사능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가 짧아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라돈 반감기는 3.8일로 요오드(3일)나 세슘(30년)보다 짧아 폐에서 혈액으로 유입되기 전 방사능이 사라질 확률이 높아 비교적 피해가 덜해 모유 수유도 가능하다는 견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반감기가 있더라도 신체에 주는 영향은 분명하고 발암확률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침대와 수소수 텀블러, 게르마늄 팔찌 등 생활 속에 밀접한 제품일수록 반감기는 무용지물이라고 했다.

김혜정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운영위원장은 "라돈 기준치인 1m㏜ 미만이면 안전하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나 기준치일 뿐이지 몸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료기기로 허가를 내주는 것부터 소비자에게 위험을 주는 행위다. 세계 어디에도 음이온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결과는 없다. 음이온이 나오는 제품 90% 이상에 모나자이트가 포함됐다"며 음이온 제품 사용 자제를 당부했다.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는 라돈이 3일이라는 짧은 반감기를 지니고 있는 특성이 있으나 매일 접촉하면 방사능이 누적돼 암이 발생할 확률이 그만큼 커진다고 했다. 김 교수는 "매일 라돈 침대에서 잠을 청했다고 가정하면 그만큼 방사능이 누적됐다고 생각하면 된다. 장기간 방사능에 피폭되면 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당장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뿐 암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당장 사용하는 것부터 근절하는 것이 첫 번째 대책이라고 했다. 다만, 침대에 따른 피해를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음이온 때문에 암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추정은 의학적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음이온 제품과 암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쉽지 않다. 소비자와 음이온 제품 회사 중 누가 인과관계를 입증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바뀔 수도 있다. 때문에 오랜 시간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정부가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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