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무관심·짜증' 반응도

신마산 번개시장이 선거 유세로 북새통을 이뤘다.

평소에도 많은 인파가 찾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포동 롯데마트 옆 번개시장은 공식선거운동 첫 일요일인 3일 오전 6시 30분부터 상인과 장 보러 나온 시민, 지방선거 후보자와 선거운동원 등이 모여 발 디딜 곳이 없었다. 선거 유세를 바라보는 상인들은 ‘찍을 사람은 정해져 있다’,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는 반응으로 엇갈렸다. 시민은 시끄럽고 불편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경남도지사 후보 중에서는 김유근 바른미래당 후보가 번개시장을 찾았다. 김 후보는 오전 6시부터 번개시장을 돌며 물품들을 다양하게 구매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많이 파시고 저도 잘 부탁합니다”라며 상인들에게 인사했다. 구매한 여러 물품은 보좌관 손에 들렸고 김 후보는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본 뒤 창녕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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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길상 자유한국당 시의원 후보가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포동 롯데마트 옆 번개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하고 있다. /박종완 기자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한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후보, 조진래 자유한국당 후보, 정규헌 바른미래당 후보, 안상수 무소속 후보도 번개시장을 찾았다. 허 후보는 “기호 1번 허성무를 지지해달라”면서 상인들과 악수했고, 조 후보와 정 후보는 롯데마트 입구 앞에서 장을 보러 온 시민과 악수하며 지지를 부탁했다. 안 후보는 유세차량에 올라 ‘마산의 아들’을 강조하며, 재선에 성공하면 마산합포구 월영동에 유치할 공약들을 밝혔다. 박성호 경남도교육감 후보와 정길상 자유한국당 창원시의원 후보 등이 선거운동을 펼쳤다.

일부 상인들은 선거 유세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선거철에만 반짝 고개 숙이고 허리를 숙이는 정치인에 대한 날 선 비판도 했다.

생선을 팔러 온 박모(62) 씨는 “선거철에만 반짝하는 거지. 이 사람들 중에 우리 형편 아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 존댓말만 한다고 시민을 존중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콩과 쌀, 깨 등을 파는 50대 여성은 “찍을 사람은 정해져 있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도 해결 안 되는데 새벽부터 나와서 시끄럽게 노래 틀고 율동하는게 우리 눈에는 안들어온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또 해장국과 곰국 장사를 하는 이모(46) 씨는 “난 늘 찍던 정당 찍을거다”고 했다.

선거 유세 현장을 체험하면서 후보 지지 노선을 변경할 뜻을 전한 이도 있었다. 이모(58) 씨는 “후보들의 발언을 듣다 보니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경남, 창원을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을지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번개시장을 찾은 하민규·손지은(마산합포구 월영동) 부부는 “시끌벅적한 게 시장 매력인데 시장 상인들 소리는 안들리고 온통 트로트에 동요 소리뿐이다. 시장의 매력이 반감되는 것 같아 싫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안서준(32·마산합포구 자산동) 씨는 “가뜩이나 번개시장은 좁은데 명함 돌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불편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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