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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김재석 경상남도건축사회장

"영원한 '건축쟁이'로 남고 싶습니다"

남석형 기자 nam@idomin.com 입력 : 2018-06-01 16:17:55 금     노출 : 2018-06-01 16:29:00 금

김재석(58) 경남건축사회장은 지난 4월 취임하며 3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경남건축사회를 꼭 한번 이끌어 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개인 건축사로서의 지나온 시간과 연결해 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마산운동장 동문 인근) 경남건축사회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한 조직 수장으로서의, 그리고 건축사 개인으로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3년 임기 회장직 한걸음 떼다

김재석 경남건축사회장은 김해 진영 출생으로 동아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건축사 생활을 시작했고, 김해에서 건축사사무소 '고광'을 개업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2005년부터 경남건축사회 홍보위원·이사·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3월 정기총회 경선 투표에서 김태호(55·소마E&C건축사사무소) 건축사를 누르고 임기 3년의 제30대 경남건축사회장으로 선출됐다.

경남건축사회는 '건축사들 권익 옹호, 건축기술 연구·개발을 통한 건축물 질적 향상 도모, 건축문화 발전과 공익 이바지'를 목적으로 지난 1965년 창립했다. 현재 회원은 도내 각 시·군에 걸쳐 680여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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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석 경상남도건축사회장. / 박일호 기자

Q. 경남건축사회장으로 취임한 지 이제 한 달 조금 지났는데, 정신없이 바쁠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자리를 맡기 위해 그동안 무던히 노력했습니다. 그런 만큼 임기 동안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90% 이상 되는 A 학점을 받고 싶습니다. 취임 후 조직 내 각종 위원회 로드맵을 짜는데 시간을 쏟아부었습니다. 오늘도 울산건축사회장을 만나서 지역 간 상호업무협조 등에 관해 토론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통해 회원들 권익을 높이는데 세심한 정책을 펼쳐나갈 예정입니다."

Q. 3년 전에도 회장 경선에 도전했다가 그때는 뜻을 이루지 못했는데요, 이렇듯 경남건축사회장직에 대한 강한 열망은 어떠한 이유 때문입니까?

"우리 건축사회는 개인 업을 하는 이들이 만든 단체입니다. 저도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해 영업을 해보니 먹고사는 부분에서부터 만만치 않았습니다. 노력하면 그에 따라 대가로 이어져야 하는데, 제도·시스템 부분에서 걸림돌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이러한 문제를 함께 풀어보고자 하는 마음을 강하게 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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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경상남도건축사회장 선거 당시 김재석 회장 공보물. / 김재석 회장 제공

김 회장은 지난 3월 선거 때 공보물 대표 문구로 '건축사 주권 회복! 우리의 목표입니다'를 내걸었다. 구체적으로는 △계획설계 등록제 도입 △소규모 1인 사무소 협동조합 및 법인화 운영모델 개발 △회원 1000명 시대 상조회 개편 △건축법 등 질의회신 전담부 운영 △실무 중심 교육제도 도입 △18개 지역 회장단 협의체 구성 △전담 변호사 제도 정착으로 행정처분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 △'회장에게 바란다' 창구 운영 △Yes, Yes, Yes! 안 되는 일 없는 '3 Yes' 등을 주요 정책으로 내걸었다.

Q. 특히 최역점 과제로 삼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사실 역대 회장님들 모두 대동소이합니다. 결국에는 우리 회원들 삶의 질을 높이는 것입니다. 시장만의 논리가 아니라 일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고, 업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자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설계비·감리비를 좀 더 공정하고 현실화해서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도민들 처지에서는 '재난 지원반 구성' 공약이 특히 눈에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어떠한 내용입니까?

"제가 건축구조 공부를 하던 시절만 해도 '대한민국은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였습니다. 이제는 경주·포항 지진 등으로 그렇지 않은 현실이 됐습니다. 도민들이 지진 등 재해에 따른 건축물 안전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건축사들은 아무래도 위험 소지를 좀 더 빠르게 알고 느낄 수 있습니다. '재난 지원반'은 이러한 전문성을 사회화로 녹여내고 도민과 공유하자는 취지입니다. 전담 인력을 상시로 구성해 놓고, 지진·화재 등이 일어났을 때 건물안전 진단을 즉각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즉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경남도 등 소방당국과 유기적으로 협조해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진로 결심 후 성격까지 바꿔

김재석 회장은 과거 매우 내성적인 성격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매우 외향적인 사람으로 통한다. 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성격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Q. 건축에 관심을 두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어릴 때는 매우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습니다. 주변으로부터 '있는 듯 없는 듯' 하다는 얘길 들을 정도였죠. 공부는 곧잘 하는 편이었습니다. 고교 시절 진로 선택 귀로에 섰을 때, 사실 미술대학 진학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업적인 미래를 봤을 때 불확실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미술 쪽과 가장 가까운 공학 계열을 찾은 것이 건축공학과였습니다. 1970년대 중동 붐으로 건축계열이 주목받고 대학에서도 인기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그림과도 접목할 수 있는 분야라 판단하고 선택했습니다. 부산 동아대 건축공학과에 들어가 공부해보니 생각대로 굉장히 잘 맞았습니다. 연필로 데생하는 일도 많다 보니 미대를 생각했던 저로서는 더없이 좋았죠."

Q. 대학 졸업 후 바로 건축사 일을 시작한 것인가요?

"당시 주변 친구들은 서울 쪽으로 많이 갔고, 지도 교수님도 서울 건축사사무소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저는 서울보다는 내가 사는 곳에서 건축사 역량을 펼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들고 부산지역 건축사사무실을 찾았습니다. 감사하게도 1986년 졸업과 동시에 그곳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주로 아파트를 설계하는 곳이었습니다. 제가 그곳에서 그린 아파트 도면만 2만 가구 이상 될 것 같습니다. 1980년대 후반서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건설된 부산지역 대형 아파트는 거의 제 손을 거친 셈이죠. 아파트도 결국 사람의 공간이잖아요. 또한 주거뿐만 아니라 부대시설도 많기에 다양한 문화시설을 경험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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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석 경상남도건축사회장. / 박일호 기자

Q. 1995년 김해에서 개인 건축사사무소를 열게 됐는데, 경영은 또 다른 문제일 것 같습니다.

"김해 진영에 계시던 부모님 건강이 좋지 않았습니다. 부모님 모시며 부산으로 출퇴근했는데, 교통 부분에서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부산 생활을 접고 김해에서 '건축사사무소 고광'을 개업했습니다. 주로 주택·근린생활시설 등 소규모 건축물을 다뤘습니다. 직접 운영해 보니 쉽지 않은 부분이 많았습니다. 사실 서울 아닌 중소규모 지역에서는 멋진 작품보다는 먹고 사는데 치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업으로서 원활한 것도 아닙니다. 이쪽 분야도 1997년 IMF 이전과 이후로 나뉩니다. 지금 건축사는 많이 늘었는데 일 양은 크게 줄었습니다. 그리고 그 대가는 25년 전과 비교해 오히려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우리 건축사사무소 직원이 개업 직후 11명이었는데, 지금은 2명에 불과합니다. 많은 딜레마를 안고 있습니다."

Q. 건축사는 섬세함도 필요하겠지만, 공사 현장과 함께하기에 때로는 와일드한 부분도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건축사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이후 스스로 성격을 바꾸려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건축사를 두고 이른바 '노가다'라고도 하잖습니까? 그리고 고객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이쪽 세계에서 내성적인 성격으로는 불리하겠다고 생각한 것이죠. 군대 3년 동안 사람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볼 수 있죠. 체질적으로 술도 잘 못 먹었는데, 지금은 소주 한 병 정도는 곧잘 먹습니다. 개업하고서 사회단체 활동을 위해 로터리클럽에 가입하기도 했고요."

딸도 같은 길 선택

김재석 회장과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경남건축사회 임원 여럿도 함께했다. 김 회장은 유쾌한 언변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중간에 낚시 이야기가 나오자 김 회장은 행복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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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 딸, 아들과 함께 한 제주도 여행. /김재석 회장 제공

Q. 주변 이야기로는 주말에 더 바쁘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저는 굉장히 활동적인 사람입니다. 쉬는 날 그냥 집에 있질 않습니다. 등산·골프·자전거·여행을 꾸준히 합니다. 특히 바다낚시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남해안 쪽은 거의 안 가본 곳이 없죠. 감성돔은 54cm, 참돔은 86cm까지 잡아봤습니다. 전문 잡지 기자들과 동행한 적도 있고, 낚시 채널에도 종종 출연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아내 역시 낚시를 즐겨서 지금은 전문가 못지않습니다. 그래서 시간 날 때마다 텐트 들고 바다로 나갑니다."

Q. 건축 분야에서도 자녀들이 업을 잇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딸 아이가 고등학교 때 문과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처럼 건축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거예요. 사실 좀 충격이었어요. 아버지 처지에서 이쪽 일이 쉽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니까요. 며칠간 고민한 끝에 결국 허락했습니다. 지금은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서울에서 1년 차 수련 건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요즘 이야길 나눠보면 자신만의 건축 철학을 만들어 가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지역과 더불어 사는 전문가 집단 돼야"

Q. 건축사들은 '자신의 대표작'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끼는 것으로 압니다. 김 회장님은 어떠한 작품을 손꼽을 수 있을까요?

"건축사는 흔적을 남기는 직업이죠. 그런 면에서 저는 건축사 삶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기지 못한 것 같아 회한을 느끼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주로 민간 건물을 다루다 보니 의뢰인 요구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죠. 아직은 개인 혼을 불어넣을 만한 작품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건축은 하면 할수록 깊이도 커지기에 앞으로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런 기억은 있습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학습 과제로 아파트를 다뤘습니다. 당시 아파트 설계는 천편일률적으로 '판상형'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판상형 아닌 개성을 살릴 수 있는 '탑상형'으로 과제를 제출했습니다. 당시 교수님으로부터 꾸지람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탑상형'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외형적으로 개성을 살리면서, 단점이었던 주거 질도 IT 기술로 제어 가능한 시대가 된 거죠. 그런 면에서 제가 앞을 좀 내다봤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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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석 회장은 주말 집에서 그냥 쉬지 않고 골프, 낚시, 자전거 타기 등 활동적인 취미를 즐긴다. /김재석 회장 제공

Q. 도시계획에서 건축사 역할이 정말 중요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도시·건축 전문가와 행정 간 협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 자치단체는 도시계획에 건축사를 별로 참여시키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저희가 이익단체이다 보니 편의를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 같습니다. 도시는 어떠한 건축물이 들어서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지금 신도시라고 불리는 곳에 가보면 복잡한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그런 면에서 건축사들 역할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Q. 개인만의 건축철학이 있으신가요?

"건축사는 감성이 풍부하고 예리한 눈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 주택 의뢰인들은 빨리빨리 해 달라고만 요구합니다. 그러면 저는 '당신이 평생 살 집 아닌가, 삶의 공간을 설계하는 일인데 최대한 정성을 들여야 하지 않나'라고 말합니다. 저는 설계문제보다는 시간을 더 달라는 문제를 놓고 설득합니다. 만약 많은 시간만 주어진다면 눈·비 등 날씨 변화, 더 여유 있으면 계절 변화까지 느끼고 나서 설계를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자연과 조화되고 의뢰인 몸에 맞는 집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건축사들은 '훌륭한 의뢰인을 만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Q. 앞으로 건축사로서 어떠한 계획을 세우고 계십니까?

"일단 경남건축사회장으로서 3년 동안 회원들 삶이 나아지는데 열정을 쏟을 것입니다. 동시에 지역사회와 더불어 사는 전문가 집단임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건설협회라든지, 관련 학교 등과 합심해 지역 건축문화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그랬듯 힘닿을 때까지 '건축쟁이'로 살아갈 것입니다. 은퇴 후에는 캠핑카를 마련해 집사람과 집시맨 같은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하하하."

김재석 경상남도건축사회장 프로필

- 1960년 김해 진영 출생

- 1986년 동아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 1995년 김해 건축사사무소 고광 개업(현재 운영)

- 1997년 국제로터리클럽 3720지구 진영로터리클럽 가입

- 2006년 김해건축사회 총무·부회장

- 2010년 김해건축사회 16대 회장

- 2017년 경남건축문화제 집행위원회 공동 위원장

- 2005~2017년 경남건축사회 홍보위원·이사·부회장

- 2018년 제30대 경남건축사회장 취임

- 경상남도 집합건물분쟁조정위원회 위원

- 경상남도교육청 시공평가위원

- 경상남도 공동주택 품질검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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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석형 기자
  • 경제부 기자입니다. 부동산·금융·건축 분야를 맡고 있습니다.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제보뿐만 아니라, 주변 따듯한 이야기도 늘 환영입니다. 휴대전화 010-3597-1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