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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말 맛보기] (2) 신소리·오그랑장사·신기료장수·오달지다·오구작작

이창수와 함께하는 토박이말 맛보기

이창수 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총무) baedalmaljigi@gmail.com 입력 : 2018-06-01 13:35:17 금     노출 : 2018-06-01 13:39:00 금

한 달이 엄청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지난달 모아서 맛보신 토박이말 맛이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랑 입맛이 비슷한 분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달에도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들을 맛보여 드립니다.

신소리

뜻: 맞은쪽(상대방) 말을 슬쩍 엉뚱한 말로 재치있게 받아넘기는 말

4월 17일 뒤낮(오후)에는 토박이말바라기 푸름이 동아리 모임이 있었습니다. 예쁘게 만든 이름종이(명함)를 나누어 주었는데 엄청 좋아했습니다. 그 좋은 기분으로 토박이말 널알림감(홍보물)을 만들었더니 멋진 널알림감들이 나왔습니다. 배곳(학교) 안 곳곳에 붙여서 배움이들의 눈길을 끌게 될 것을 생각하니 제 기분도 좋아졌습니다.

다만 한 아이가 자리느낌(분위기)을 흐리는 바람에 살짝 기분이 가라앉은 적도 있었습니다. 늘 밝고 신소리를 잘해 다른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아이입니다. 때와 곳을 가려서 하는 신소리는 놀랍기도 하고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때와 곳을 가리지 못하면 달라집니다. 그것을 잘 가려서 한다면 그 아이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한테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오그랑장사

뜻: 들인 밑천만 먹어 들어가는 장사. 밑지는 장사는 옥장사.

4월 22일 밝날(일요일)에는 '토박이말날 맞히기 선물 잔치'에 함께해 준 분들 가운데 선물을 받을 분들을 뽑았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분께 선물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선물을 받게 되신 스무 분께 기쁜 마음을 담아 크게 손뼉을 쳐 드렸습니다.

그것으로 토박이말날과 아랑곳한 일은 끝이 났습니다. 지난 이레(주)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토박이말날뿐만 아니라 토박이말바라기가 하는 일을 널리 많은 분께 알릴 수 있어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방송을 듣고 여러분들께서 좋은 말씀을 해 주셔서 더 기운도 났습니다. 이런 걸 보면 그동안 제가 해 온 일이 오그랑장사는 아니었나 봅니다. 앞으로 더 힘을 내서 토박이말 살리는 일을 널리 널리 알려 나가야겠습니다.

신기료장수

뜻: 헌 신을 꿰매어 고치는 일을 일로 하는 사람

새로운 배해를 비롯한 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새로운 사람들과 잘 사귀고 사이좋게 지내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둘레 아이들과 티격태격 다투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아이들끼리 그렇게 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좋아지기도 하는데 어른들이 마음이 맞지 않으면 쉽지 않은 게 참일입니다.

서로 믿음이 없으면 더욱 풀기가 어렵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참으로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때로는 아이 스스로 이겨 낼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을 해 주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아이 앞에 놓인 걸림돌이나 어려움을 아버지, 어머니가 다 치워 주다 보면 아이는 그것을 치울 힘을 기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요즘에는 마음이 아파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신을 기워 주던 신기료장수처럼 마음을 기워 주는 맘기료장수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런 자국 하나 없이 깔끔하게 아픈 마음을 기워 주는 그런 사람이 우리 가까이 많이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오달지다

뜻: 조금도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게 마음에 들어 흐뭇하다

예순다섯 해를 끌며 풀지 못 했던 일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을 보며 많은 분들이 놀라움과 함께 기쁨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 일로 오달진 마음이 들었던 분들이 아주 많았을 것입니다. 풀리지 않던 그 일의 바탕에 믿음이 없었던 것도 한몫 했을 것입니다.

이제 서로를 믿고 모두가 잘 되는 쪽을 보고 힘과 슬기를 모아 간다면 우리가 바라는 일들이 모두 이루어질 거라 믿습니다. 해야 할 일이 많지만 그 무엇보다 말을 앞서 챙겨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마음껏 오가지 못 해서 달라진 말을 하나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막힘없이 느낌, 생각, 뜻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그 일을 할 때 우리 겨레가 손수 만든 토박이말을 바탕으로 해야 하는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먹고 사는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내팽개쳐 두고 살아온 지난날의 잘못을 되풀이하지는 말아야겠습니다. 다른 일을 챙기지 말자는 게 아니라 그 어떤 일보다 먼저 챙길 일이라는 것을 알고 챙기자는 말입니다.

봄과 함께 우리 곁으로 불어온 따뜻한 바람에 힘입어 싹을 틔운 한겨레나무가 꽃을 피워 다가오는 가을에는 옹골찬 열매를 거두게 되길 한마음으로 비손해야겠습니다.

오동포동

뜻: 몸이나 얼굴이 살쪄 통통하고 매우 보드라운 모양

5월 5일 엿날(토요일)은 어린이날이었는데 그냥 넘어가기가 그래서 뭘 하나 하자고 말을 꺼냈는데 마다해서 좀 열없었습니다. 이제 어린이가 아니라는 것이었죠. 저녁때는 오랜만에 조카들을 만났습니다. 그 가운데 막내는 안 본 사이 오동포동 살이 올라 더 귀여웠습니다. 가까이 살아도 자주 못 보니 볼 때마다 쑥쑥 자라 있어 놀랍기만 합니다.

밝날(일요일) 식구들과 나들이를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더 놀고 가자는 말이 나왔지만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토박이말을 알리는 글을 써 보낼 게 두 가지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쉬운 마음에 얼른 해서 보내고 나갈 마음으로 일을 했지만 끝내고 나니 날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저는 좋아서 하는 거라 하지만 식구들한테는 그래도 많이 미안했습니다.

이 말보다 여린말은 '오동보동'이고 큰 말은 '우둥푸둥'이라는 것도 알고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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