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화상은 모든 화상 중에서 가장 파괴적이고 치명적인 화상이다. 직업과 관련된 경우가 가장 흔하며 전기 기술자나 전력 선로공, 크레인 기사가 특히 고 위험군에 속한다.

소아는 가정에서 사고로 인한 전기 화상을 입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6세 미만의 아이들은 저전압 전기 콘센트나 전선을 만져 전기 화상을 입는다.

아이들의 경우 2:1 비율로 남자에게 더 많이 발생하며 성인의 경우는 90%가 남성에게서 발생한다. 전기 화상은 1000V 이상의 전류이면 고압 전기 화상, 1000V 미만의 전류에 수상하면 저전압 전기 화상으로 분류한다.

고압 전기 화상의 종류

감전되었을 때 화상을 입는 경우는 전류에 의한 손상, 아크에 의한 손상, 입고 있는 옷 등이 발화한 불에 다치는 화염 화상 등이다.

우리 몸의 여러 조직은 전기에 대해 각각 다른 저항을 가지고 있다. 전류가 몸에 흐를 때 저항이 높은 조직은 열을 발생한다. 우리 몸에서는 뼈의 저항이 가장 높기 때문에 전기 화상을 당하면 뼈가 열을 머금고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그 열을 배출한다. 그래서 겉으로 보이는 것에 비해 내부 장기의 손상이 크다.

아크는 양과 음의 단자에 고압 전위차를 가할 경우 생기는 밝은 전기 불꽃으로 온도가 4000도에 달한다. 고막 파열 등과 같은 다른 손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화상을 당할 때 비가역적으로 혈관 손상이 같이 동반되며 수상 후 3일 동안 진행성 근육 괴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집중적인 감시가 필요하다.

화상 후 진료·치료

전기 화상을 입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심전도 감시, 구획 증후군 및 응급 수술을 통한 감압 처치, 수액 소생술이다.

전기 화상을 당했으면 아무리 상처가 작더라도 입원해서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최소 심전도 검사는 해야 한다.

전기 화상 시 근육 손상이 계속되면 근육이 파괴되면서 근육 내의 마이오글로빈이라는 물질이 혈액 내로 쏟아져 나온다. 이것은 신장에 쌓여 소변의 배출을 막아 급성신부전을 일으키게 할 수 있다. 흔히 적갈색의 소변을 보게 되는데(마이오글로빈 뇨증) 이때는 다량의 수액 공급을 통해 소변의 색이 맑아질 때까지 수액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

치료는 기본적으로 수술로 죽은 조직을 전부 제거해야 한다. 이것은 여러 차례에 걸쳐 행해지게 된다. 이후 다른 화상 치료와 같이 습윤 드레싱 재료 및 연고를 도포하거나 음압 치료기를 이용하여 육아조직이 충분히 자라게 한 다음 피부 이식을 해서 아물게 해 줘야 한다.

1000V 미만의 전류에 손상되는 저전압 전기 화상은 대개 접촉 부위에 국한된다. 전기와 접촉 시간이 길어지면 상처가 깊어질 수는 있지만 옆으로 퍼지지는 않는다. 치료는 죽은 조직을 전부 제거하고 상처 드레싱을 하거나 3도 이상의 화상인 경우에는 피부 이식이 필요하다.

전기 화상에서는 여러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5~20%에서 백내장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저림, 근력 약화, 기억장애, 만성 통증과 같은 신경계 합병증도 있다. 주로 운동보다는 감각의 이상이 더 많다.

자율 신경계 합병증으로 비뇨 혹은 성기능 장애나 배변 습관의 변화가 동반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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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민 서울대화외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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