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한 주민센터 사회복지사 임명된지 두 달…시, 진상조사 나서

사회복지사로 발걸음을 뗀 지 2개월 만에 '직장 내 갑질' 고통을 호소하던 20대 여성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해 충격을 주고 있다.

ㄱ 씨는 지난달 30일 새벽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자신이 사는 창원의 한 아파트 6층에서 뛰어내렸다. 이 과정에서 이 여성은 전신 골절로 부산대학교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가족들은 ㄱ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데 대해 간호사 '태움'과 유사한 '직장 내 왕따와 갑질'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2일 김해시 한 주민센터에서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가족들과 남자친구, 친구들에 따르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도 전에 과도한 업무로 오후 10시나 11시가 넘어 퇴근하는 일이 잦은 상황에서 누구도 고민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했다. 또 인격모독 발언과 출신학교 등을 거론하며 시보(인턴)인 그가 사회복지사로서 발돋움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주지 않았다고 했다.

남자친구는 "일을 함에 있어 어떤 계기가 있었던건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앙상할 정도로 여자친구가 말라갔다. 직장을 가는 게 무섭다고도 했다. 아마도 일과 대인 관계 모두에서 힘들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또 다른 친구도 평소 힘들다는 하소연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또 ㄱ 씨 어머니는 "왕따를 당한다는 말을 자주 했고, 직장 선배들은 고민을 이야기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 흘려 들었던 것으로 안다. 부족한 모습을 채우려 노력하는 아이에게 사건이 일어나기 전날 업무태만이라는 딱지표를 붙이면서 몰아세웠다. 딸이 스스로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였던 것이다"며 하소연했다.

이 여성은 주민센터 근무 두 달도 되지 않아 체중이 7㎏가량 줄었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기 직전 쓴 유서에는 '지옥같은 생활', '실적 주의' 등을 거론하며 사회복지 시스템과 주민센터 내 분위기를 묘사했다.

ㄱ 씨가 근무한 김해시 주민센터 관계자는 "직장 내 차별이나 갑질, 왕따 등은 없었다. 신입이 들어와서 지도해주는 모습도 여러차례 봤다. 첫 직장이라 그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만 생각했었다"면서 "이런 일이 생겨서 부서 책임자로서 안타깝다"고 했다.

김해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31일 오후 주민센터 팀장을 조사하는 등 후속조치에 나섰다. 또 경찰 관계자는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사건이어서 기초 조사를 해 놓은 상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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