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보수 후보 단일화 불복해 출마 '리턴'
학교급식 질 향상·유치원 무상교육 등 약속
"42년 노하우로 경남교육 바로잡겠다"

6·13 지방선거 경남교육감 선거에서 현재 가장 핫한 인물을 꼽으라면 김선유(64) 후보일 테다. 중도·보수진영 후보 단일화에 참여했고, 불공정을 주장하며 단일화 결과에 불복해 출마했다. 진영 내 '네 탓 공방'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그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그는 "공정성 문제는 결국 도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무엇보다 정직·정의를 최고 가치로 여기는 교육, 과정을 결과보다 더 중요하게 다루는 교육 가치를 훼손하는 일을 덮을 수 없어 단일화를 파기하고 재출마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천생 교육자'로 남고자 고민 끝에 다시 선택한 경남교육감 후보의 길, 그는 "보수-진보가 아닌 옳은 교육감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성 교육 강조 = "주마담과 편두통은 내가 부모님을 떠올릴 때마다 바늘과 실처럼 떠오른다. 주마담으로 고통을 겪는 아버지, 아버지를 대신해 평생을 가난과 편두통을 이고 살았던 어머니. 이런 환경에서도 아버지는 평생 책을 놓지 않으셨고, 서당을 열어 자신이 아는 바를 가르치고 모르는 이들의 눈과 귀가 되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 5남매를 키우며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있을 법도 한데 어머니는 아버지를 통해 사람답게 사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유년 시절부터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한자와 한문의 뜻을 익혔고 역사를 배우며 예법을 익혔다."

김 후보가 지난 2014년 펴낸 <아이들의 행복한 아침을 꿈꾸며>에서 쓴 내용이다. 어쩌면 시골 훈장에 지나지 않은 아버지였지만 김 후보는 교육이란 무엇이며, 교육자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일찌감치 배웠다고 했다.

이런 영향으로 김 후보는 진주교육대학 총장 재직 당시 '품격을 갖춘 초등교사 양성'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했고, 이는 전국 교육대학 모범 사례로 인정받았다. 대학에 역사교육관을 설치하고 교수와 학생 대표자들을 인솔해 하얼빈 역, 광개토대왕비 등 역사 탐방 프로그램에 유독 정성을 들인 것도 교육자 양성에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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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는 지식 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인성 교육이라고 강조하며 교육 약자에게 더 눈길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주마담을 앓는 탓에 제대로 앉지 못하고 어깨가 처진 채로 늘 책을 읽으시던 아버지, 무거운 짐을 너무 많이 머리에 이고 다녀 항상 두통에 시달리면서 잠을 이루지 못했던 어머니가 눈에 선하다. 몸이 불편한 학생들과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한 번 더 쳐다보는 것은 이런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특수 교육에 특별한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것도 그들에게서 나의 아버지를 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40년 교육 경력 = 김 후보는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 7년, 고등학교 수학 교사 6년, 진주교육대학 교수 20여 년, 총장 재임 4년까지 교육 외에는 다른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양한 경험에서 나오는 노하우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다"는 신념이 김 후보의 자산이기도 하다.

실제 다양한 교육 경험은 김 후보가 제6대 진주교육대학 총장으로 재임한 때 큰 성과로 나타났다. 2011년부터 진주교육대학은 다문화교육 지역 거점대학으로 4년 연속 선정되는 성과를 냈고, 대학발전기금으로 100억 이상 모금했다. 대학 혁신지원 사업 등 교육부 재정지원 사업 3개 전 부문에 교육대학 중 유일하게 선정됐다. 이때 임용고사 교육대학 중 진주교육대학이 전국 1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는 등 김 후보는 총장으로서 역량을 발휘한다.

김 후보는 "42년 교육 현장에서 인정받은 교육 전문가, 교육 행정가, CEO 역량을 갖춘 교육경영자임을 자임한다. 경남 교육이 거듭하는 시행착오를 바로잡을 적임자"라고 자부했다.

◇대표 공약 = 김 후보는 교육감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전문성, 현장성, 혁신성을 꼽았다. '낡은 교육은 가라'던 현 진보교육감 체제가 4년을 채웠지만 정말 경남교육이 변화했는지 다시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대표 공약으로 편 가르기와 이념 투쟁의 장이 되었던 급식 분쟁을 청산하고 질 높은 급식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경남학교급식연구원을 설립해 급식 레시피 개발, 음식재료 유통 연구, 급식 안전, 노동자 환경 등을 연구하고 학부모와 학생이 음식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겠다고 공약했다.

김 후보는 이념 대결의 장이 된 교육 현장을 소통과 협력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방법으로 교육감 당선과 함께 교원단체, 교원노조, 학부모단체,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은 물론 상대 후보 측 참여도 요청해 '더 큰 경남교육 인수위원회·경남교육회의' 구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유치원 무상교육, 교원지위법 실현과 학교폭력업무 경감을 위한 '경남형 학교 1004 콜센터' 운영 등을 공약했다.

또 저출산 극복과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국·공립 수준의 유치원 무상교육을 공약했다. 김 후보는 "정부가 국립유치원을 2600학급 신설, 취원율을 40%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했지만 예산만 5조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국·공립유치원 신설에 들어갈 5조 원 예산 중 일부를 사립유치원에 투입하면 전면 무상교육이 가능하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최초, 최고보다 학생 개성을 살린 개인의 성장과 발전에 맞춘 질적인 교육력에 집중해 아이들이 신명난 교실, 교사들이 자부심을 갖는 교육으로 새 역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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