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거제서 유세 시동 문 대통령 고향 상징성
김태호, 진주·창원 오가며최다 표밭 공략에 집중
김유근, 기반 있는 진주서 서부경남 인연 강조해

김경수(더불어민주당)·김태호(자유한국당)·김유근(바른미래당) 세 경남도지사 후보의 최종 선택은 결국 서부 경남이었다.

6·13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31일 김경수 후보는 거제를, 김태호·김유근 후보는 진주를 첫 출발지이자 승부처로 택했다.

김경수·김태호 후보 측 공식적인 설명은 "어려운 경남경제 현주소를 보여주는 곳이자 임기 내 착공을 약속한 서부 경남 KTX 출발지"(김경수)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한 7만 민관군과 논개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위기에 빠진 나라, 경남을 구하려는 심정으로 진주에서 첫 유세를 시작했다"(김태호)는 것이었지만 이유는 그뿐만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서부 경남, 특히 거제·통영·고성·사천을 중심으로 한 경남 서·남부해안권은 김경수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약진 중인 지역이라는 점에서, 또 김태호 후보로선 도내 전 지역 중 유일하게 앞서는 곳이 진주·거창 등 중·서부내륙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김경수 후보는 서·남부해안권 상승세를 발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지를, 반대로 김태호 후보는 우세지역인 중·서부내륙권에서 대역전극을 시작하겠다는 각오를 각각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셈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27~28일 JTBC·한국갤럽 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김경수·김태호 후보는 서부해안권(48.1%·24.9%)과 서부내륙권(31.3%·41.1%)에서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성적표를 받아든 바 있다.

무엇보다 거제는 또 문재인 대통령 고향이라는 점에서 김경수 후보를 비롯한 여권 지지층에 각별한 상징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

후보 자신도 이를 굳이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날 거제 유세에서 "대통령님 고향에서 문재인-김경수, 경남의 미래를 찾는 원팀으로 첫 발걸음을 내딛고 싶었다"며 "누가 경남 운전대를 잡느냐에 따라 새로운 미래를 향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이미 왔던 과거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호 후보는 진주 유세 후 오후에 바로 창원으로 이동한 일정이 눈길을 끌었다. 김경수 후보가 거제를 기점으로 통영·고성·사천·진주(31일), 거창·산청·합천·남해·하동(6월 1·2일) 등 서부 경남에 한동안 집중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유세지 선정은 한 번에 모든 걸 얻을 수 없는 결국 어떤 결단의 문제다. 김경수 캠프 관계자 말처럼 "어떤 지역을 정하면 다른 지역 쪽에선 '왜 우리한테 소홀하냐'는 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호 후보의 진주에서 창원으로 이어지는 일정도 이런 고심의 산물로 보인다. 창원은 도내 유권자의 3분의 1가량이 몰려 있는,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곳이다. 이 지역에서 10%p 이상 밀리는 김태호 후보 입장에선 어떻게든 반전이 절박하다.

김태호 캠프 관계자는 "보수 표밭이고 후보 연고(거창)와도 가까워 서부 경남 중심지인 진주를 택한 것도 있지만 앞으로 자주 못 갈 것 같아 한 번에 강력한 의미를 담으려고 했다"며 "남은 기간에는 창원과 김해, 양산 등 표심이 많은 지역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경수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직전인 5월 29일과 30일, 마산어시장과 세아창원특수강 공장, 창원시청, 한국전기연구원 등을 잇달아 찾아 창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경수 캠프 관계자는 "29·30일 일정은 선거 초반 서부 경남 총력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진주에서 생활하는 김유근 바른미래당 경남도지사 후보도 이날 오전 6시 진주 중앙동 새벽시장에서 거리 인사를 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김 후보는 거리 인사 후 유세차에 올라 "제가 서 있는 이 길은 진주고 다닐 때 3년 동안 다니던 길이다. 의령서 태어나 86년 진주로 이사 온 뒤 지금까지 진주서 살고 있다. 제가 사는 진주에서 첫 유세를 하고 싶었다"며 진주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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