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된 동작으로 주자 2명 아웃
수비 포지션 번호 순으로 표기
주자 3명 잡는 '트리플플레이'

"6(유격수)-4(2루수)-3(1루수)으로 연결되는 플레이."

야구 중계를 보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다. 공격팀에는 뼈아픈 상처가, 수비팀에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더블플레이(병살)다.

야구에서 더블플레이(혹은 트리플플레이)는 수비팀이 연결된 동작으로 2명 이상의 공격팀 선수를 연속해 잡은 플레이를 말한다.

단, 둘 또는 세 번의 연속 아웃 사이에 실책·미스플레이가 포함되면 더블플레이로는 인정하지 않는다.

더블플레이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포스 더블플레이. 포스더블플레이란 땅볼 타구 때 선행주자를 먼저 포스아웃시키고 계속해서 후위주자(타자주자 포함)를 포스아웃하는 것을 말한다.

둘째는 리버스 포스 더블플레이다. 이는 땅볼 타구 때 후위주자(타자주자 포함)를 먼저 포수아웃시키고 이로 인해 포스상태에서 해제된 다른 주자를 계속해서 태그아웃한 것을 일컫는다.

경기 흐름을 한순간에 바꿀 수 있는 플레이다 보니 '웃픈' 상황도 많이 발생한다.

혼자서 트리플플레이(삼중살)를 완성한 손지환이 한 예.

대개 트리플플레이는 잘 맞은 직선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날아가는 바람에 스타트를 끊었던 주자들이 귀루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982년에 나온 MBC 신언호의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삼중살도 이 같은 직선타구로 만들어졌다.

트리플플레이의 다른 대표적인 예인 땅볼 타구는 주자 1·2루 때 비교적 잘 맞은 타구를 3루수가 잡아 3루를 밟고 2루와 1루 연속 송구로 주자들을 포스아웃시키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타구 유형이야 어떻든, 팀플레이가 빛을 발하는 게 트리플플레이(혹은 더블플레이)다. 그렇다면 손지환의 나홀로 삼중살은 어떻게 나왔을까.

사건은 2007년 6월 12일 삼성과 KIA가 맞붙은 대구경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KIA 2루수였던 손지환은 5회 말 무사 1·2루 위기에서 박진만의 직선타구를 잡은 다음(1아웃), 작전이 걸려 일찍 스타트를 끊는 바람에 미처 2루로 돌아오지 못한 양준혁을 2루를 밟아 아웃(2아웃)시켰다. 이어 2루까지 다가와 있던 1루 주자 심정수마저 태그(3아웃) 아웃 처리하며 삼중살을 완성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보살(어시스트) 없이 삼중살이 일어난 건 이때가 처음이다.

이 기록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10여 차례밖에 나오지 않은 진귀한 기록이다.

대신 메이저리그는 '타구 없는 삼중살'이라는 장면을 보유(?)하고 있다.

1978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신시내티 레즈의 경기. 무사 주자 1·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댄 드레슨은 별다른 활약 없이 삼진 아웃(1아웃) 당한다. 그 순간, 1루 주자 조지 포스터는 2루로 도루를 시도하다 런다운(누상에 있던 주자가 상대팀 견제나 수비상황에서 벌어진 선택으로 베이스와 베이스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도 가지 못하고 왔다 갔다 하는 것)에 걸려 아웃(2아웃)되고 뒤이어 1루 주자 런다운을 이용해 득점을 노려 홈으로 뛴 3루 주자 조 모건도 홈에서 태그 아웃(3아웃) 당하고 만다. 진풍경이라면 진풍경이 펼쳐진 셈이다.

'제발 병살만은…', '병살만은 안 된다'는 수많은 각오와 희망이 교차하는 매 경기. 그래서 야구는 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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