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10~20%p 격차 속 본선 레이스 텃밭 경쟁 본격화
도내 유권자 3분의 1 차지한 창원서 박빙 승부 땐 '안갯속'

김경수(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 측이 압도적인 우세 분위기 속에서도 불안을 감추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후보는 28일 진주시청 기자실을 찾은 자리에서 선거 판세 관련 질문을 받고 "경남은 지난해 탄핵 정국 때도 (문재인 후보가 홍준표 후보에) 0.5%p 진 곳"이라며 "각종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김태호(자유한국당) 후보와 50 대 50으로 본다. 끝까지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 초반부터 내내 해온 말이고, 캠프와 지지층에 긴장을 불어넣기 위한 '내부 단속용' '부자 몸조심' 성격의 답변이 분명해 보이지만 캠프 관계자들 말을 들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서 많게는 20%p 이상, 적게는 10%p가량 앞서고 있지만 상대는 김태호 후보"라며 "김태호 후보는 일상 시기에는 잠잠하다가 선거 때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특별한 재주가 있다. 특히 일부 여론조사를 보면 창원권에서 김태호 후보 상승세가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수 후보가 약진 중인 경남 서·남부해안 지역 민주당 관계자의 얘기도 그렇다.

그는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지역 민심이 같을지 의문"이라며 "사천·남해·하동 등은 보수 텃밭과 다름없는 곳 아니냐. 우리 지지율에서 10%p 정도는 빼는 게 맞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김태호 후보가 '형님' '누님' 하는 유권자만 각 시·군·구에 수백 명씩은 된다고 한다"고 전했다.

당사자인 김태호 후보도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김 후보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현장을 돌아보면 오히려 유권자들이 '여론조사 믿지 말라'며 격려해준다. 마음을 열어주고 계신다고 본다"며 "지난 2011년 (김경수 후보와 맞붙은) 김해 을 보궐선거 때도 애초 여론조사에서 17~21%p 뒤지고 출발했다. 승리의 문이 열리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경수 캠프 관계자가 언급한 창원 관련 여론조사는 지난 22~23일 중앙일보 조사다.

이 조사에서 김경수(43.3%) 후보는 김태호(29.8%)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렸지만 중부권에서는 38.2%(김경수) 대 36.9%(김태호)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다른 조사기관 구분법과 달리 이 중부권에는 창원뿐 아니라 통영·의령·함안 등 보수 강세지역이 포함됐지만 김경수 후보 고향인 고성 또한 들어갔다.

도내 유권자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창원 등에서 박빙 승부가 펼쳐지면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안갯속 판세가 될 수밖에 없다.

향후 조진래(한국당)-안상수(무소속) 후보 간에 보수 단일화 가능성까지 남아 있고 이 경우 창원시장 선거 역시 예측불허로 흘러갈 수밖에 없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물론 중앙일보 조사는 극히 예외적인 사례로 보는 게 맞다. 같은 시점(22~23일) 진행된 창원KBS·한국리서치, MBC경남·리얼미터를 비롯해 대다수 조사에서 김경수 후보는 경남 전 지역과 창원권 모두 김태호 후보를 최하 10%p 안팎~최대 20%p 이상 차이로 따돌렸다.

또 하나 특기할 것은 김태호 후보가 말한 2011년 김해 을 보궐선거 때와 달리 이번 경남지사 선거는 김경수 후보가 10건이 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는 투표일 직전까지 많게는 10%p 안팎까지 상대를 이기며 두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했으나 이번 선거는 김경수 후보의 확실하고도 안정적인 우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김경수 캠프 관계자는 "선거 전략을 급격하게 바꿔야 한다든가 하는 최악의 상황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지만 아직 그럴 기미는 없고, 앞으로도 그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며 "하지만 역시 경남 아니냐. 보수층이나 노년층이 언제, 어떻게 무섭게 결집할지 모르는 만큼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인용한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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