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경남교육감 중도·보수 진영은 '단일화 협의-경선-파기'를 반복하고 있다. 3명 후보 단일화는 결국 무산됐다. 김선유, 박성호, 이효환 후보 모두 후보 등록했다. 선거가 보름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또다시 단일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진영별 단일화는 그들만의 전략일 뿐 선거 필수 요건도 아니다. 중도·보수 진영은 '진보 교육감 당선으로 무너진 학교 현장을 되살려야 한다'며 단일화를 추진해 왔다. 단일화에 관심을 둔 유권자도 공감하며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행보를 보면 '아기돼지 삼형제' 동화가 연상된다. 아기돼지 삼형제는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늑대에 맞서 볏단으로, 나무로, 벽돌로 집을 만들어 각자도생했다. 늑대 입김에 볏단 집이 날아가고 나무집이 쓰러지자 벽돌 집에서 똘똘 뭉친 삼형제는 늑대를 굴뚝으로 유인해 결국 승리한다. 아기돼지 삼형제는 한 지붕 아래 살기로 하며 규정을 정하고 협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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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첫째 돼지는 "볏단 집은 약하지만 쉽게 짓고 이동이 간편해 실용적이야"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둘째 돼지는 "나무집이야말로 볏단보다 안전하고 벽돌보다 경제적이야"라는 억울함이 든다. 셋째 돼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안전한 벽돌집이 최고야"라고 생각함은 물론이다.

그렇게 아기돼지 삼형제는 각자의 논리를 주장한다. 늑대를 이겨보겠노라는 처음 목적은 온데간데없고 서로 헐뜯기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도·보수 진영은 '자신이 집을 만드는 방법'(정책)을 알리는 기자회견보다 '상대 집 짓는 방법이 문제'라는 기자회견을 더 자주 하고 있다. 단일화에 대한 고민은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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