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3시간 노동, 분류 작업은 임금 안 줘…대리점장 손에 노동자 '파리 목숨'

"7시간 무임금, 공짜 노동 분류작업 더는 안 됩니다."

택배노동자 황성욱 씨가 창원시 진해구 CJ대한통운 택배성산지점 앞에서 2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창원성산지회장이다. 이날 택배노동자들은 민중당 경남도당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이 위탁 대리점의 갑질을 방치해 노동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 지회장은 "택배 기사는 하루 13시간 이상 노동에 시달린다. 그런데, 7시간 이상은 수년간 관례라며 임금을 받지 않는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부당한 처우를 개선해 달라"고 말했다.

택배노동자는 CJ대한통운 지점과 계약을 한 대리점에 소속돼 있다. 창원성산지점에 7개 대리점이 있고, 여기에 택배 노동자 110여 명이 일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CJ대한통운이 아닌 대리점과 계약을 맺는 '외주화'로 부당한 갑질을 겪고 있다고 했다. 대리점장이 일방적 계약해지, 대리점 수수료 결정 등을 하면서 이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면 회피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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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창원성산지회가 민중당 경남도당과 함께 29일 CJ대한통운 택배성산지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우귀화 기자

택배노동자들은 대리점장으로부터 근무 중 부상당했다는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받기도 했고, 택배 물건당 수수료를 더 많이 떼는 등 부당함을 주장했다. 택배노조 창원성산지회는 부당해고, 수수료 편취 등에 대한 문제 개선을 요구하며 지난주 쟁의행위(파업)를 진행했지만, CJ대한통운이 택배회사와 단기계약을 체결해 대체 배송을 진행해 합법 쟁의행위를 방해받았다고도 했다.

민중당 경남도당은 "원청 CJ대한통운이 책임을 다해야 한다. 여러 대리점장의 갑질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또, 공짜 노동 분류작업 개선을 위한 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CJ대한통운 담당자는 '공짜 분류 작업', 대리점장 갑질 등에 대한 질문에 대답을 회피했다. 창원성산지점, 의창지점, 중리지점, 합포지점, 거제지점 등 5개 지역 대리점을 관리하는 김효영 CJ대한통운 택배창원지점장은 "발령받은 지 보름밖에 안 돼서 사정을 정확하게 모른다. 자세한 답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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