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체납 등 함량 미달 후보자 많아
피곤하지 않으려면 적극 관심가져야

6·13 지방선거에 후보들이 공식 등록함에 따라 본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342명을 뽑는 경남에는 813명의 후보가 등록해 2.38 대 1의 경쟁률을 보인다. 바야흐로 보름이 지나면 앞으로 4년 동안 우리 삶을 책임질 면면을 마주하게 된다.

선거철 후보 등록 때마다 느끼지만 후보 프로필을 보면 '어떻게 이런 후보가 나왔을까?' 싶은 후보가 참 많았다. 이번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다. 후보들 이력을 보니 여전히 함량 미달자가 많이 보인다. 813명의 후보 중 절반에 가까운 45.6%, 371명이 전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도내 18개 기초지자체에 출마한 시장·군수 후보 63명 중 절반에 가까운 46%, 29명이 전과 기록을 제출했다. 음주운전으로 말미암은 도로교통법 위반 같은 경우는 아예 애교 수준이다.

광역의원에 출마한 한 후보는 폐기물관리법 위반 등으로, 기초의원에 출마한 한 후보는 폭력, 상해 등으로 각각 전과가 11건이나 됐다. 기초단체장에 출마한 두 후보는 폭력 등으로 각각 9건을 신고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사기 전과가 있는 인사가 단체장 후보로 나서기도 했고, 또 다른 단체장 후보는 사기에 부정수표 단속법 위반 등도 보인다. 평범한 서민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체납 문제는 어떨까? 출마자 중에서 최근 5년 동안 체납액이 있는 후보가 135명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16.6%에 달한다. 무소속으로 군수에 도전하는 한 후보는 1억 2000만 원이 넘는 체납액을 신고했고, 역시 군수에 도전하는 한 여당 후보는 3000만 원에 가까운 체납액을 신고했다. 특히 체납자 중 4명은 아직도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1억 2000만 원이 넘는 체납자를 비롯해 역시 군수에 도전하는 다른 1명 등 2명은 현재까지도 체납액이 있다. 물론 이들의 체납이유도 나름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체납액이 있는 후보가 자치단체장이 된다면, 그래서 주민에게 세금을 부과한다면 설득력이 있을까.

하지만 어찌하랴. 출마하는 것은 본인 마음이다. 그렇기에 유권자의 선택은 더욱 중요하다. 후보 면면을 잘 살펴 올바른 선택을 하자는 것이다. 우려되는 점은 국민의 관심이 한 달 만에 두 차례나 회동한 남북 정상 행보에 쏠려 선거는 뒷전으로 밀려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국민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정상들의 모습에 다음 진행은 어찌 될지 더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는 해보나 마나'라는 보수진영의 푸념이 들리기도 한다.

하청일.jpg

그렇더라도 조금은 선거에 관심을 두자. 특히 경남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현 여당인 민주당은 과거 보수 텃밭인 경남에서 후보조차 내기 어려운 지경이었으나 이번엔 사정이 달라졌다. 도지사 선거를 비롯해 18개 지자체에 모두 후보를 냈다. 진보와 보수진영이 제대로 붙은 선거다. 자칫 남북합작 드라마에 도취해 정당을 등에 업은 '쭉정이' 후보를 걸러내지 못한다거나 '진짜 일꾼'을 발견하지 못하면 앞으로 4년이 피곤해진다. 보름 남은 선거, 잘 살펴 알곡을 골라내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