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제로 서서 타면 불법…시민, 자리없어 불편 호소
창원·김해시 증차 추진…퇴근시간대 증차 어려워

창원터널을 오가는 시내버스가 '좌석버스'로 바뀌었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대 좌석 부족 문제가 잇따르면서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버스를 증차해야 하는데, 김해시는 버스업체를 설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창원시 성산구와 김해시 장유를 잇는 창원터널은 지난 1994년 자동차전용도로로 지정됐다. 2011년 4월부터 자동차전용도로 운행 시내버스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됐다. 현재 창원시내버스 170번, 김해시내버스 58·59·97·98번이 창원터널을 지난다. 창원시와 김해시는 지난 18일부터 시내버스를 좌석제로 바꿨다.

문제는 출퇴근 시간대 시내버스 좌석이 꽉 차면 승객을 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서서 타는 승객이 있으면 불법이어서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주로 김해에서 창원으로 출근할 때, 창원에서 김해로 퇴근할 때 좌석이 부족하다. 버스기사가 승강장 도착 전 직접 눈으로 좌석이 몇개나 남았는지 일일이 살펴야 할 정도다.

좌석 부족 문제로 창원시·김해시에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김해시는 28일부터 오전 7시~8시 30분 출근시간에 58·59·97·98번 버스 배차 간격을 조정했고, 이에 따라 5~15분마다 창원행 버스를 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퇴근 시간 좌석 부족 문제는 여전하다. 이를 해결하려면 증차가 필요하지만 버스업체를 설득하기 쉽지 않다. 수요는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증차를 하면 버스업체가 손실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해시내버스 58·59번 노선은 시가 연간 약 2억 원씩 보전하지만, 97·98번 버스는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 노선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28일 오전 모니터링을 통해 100%는 아니지만, 배차시간을 조정해 출근길 좌석 부족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말했다. 이어 "퇴근 시간 김해시민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증차가 필요한데, 버스업체에 무조건 증차를 요구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어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170번 버스 3대를 추가할 계획이다. 현재 8대가 약 20분 간격으로 하루 48회 운행하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증차로 조만간 불편이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근본적으로 창원터널을 자동차전용도로에서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명운동을 해온 경남청년민중당은 29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동차전용도로 해제를 요구할 계획이다. 경남청년민중당은 "자동차전용도로는 대체도로가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현재 진례~진영~동읍을 연결하며 29㎞에 달하는 창원터널 우회도로는 우회 기능이 없는 길"이라며 "대안없는 규제로 시민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창원시는 시내버스 좌석제 시행에 앞서 김해시와 공동으로 진행한 '창원터널 자동차전용도로 타당성 검토 용역'을 통해 시민 81%가 자동차전용도로 유지를 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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