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YMCA '등대' 회원통학로·놀이터 직접 확인
시장·시의원 후보에 제안 자발적인 정치 활동 눈길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키우는 학부모들이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안전 대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특히 고질적인 스쿨존 안전 미확보 사례를 개선하자는 차원에서 그동안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행정적 대안을 마련하는 한편, 이를 창원시장 후보와 창원시의원 후보자에게 공약으로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참여 민주주의의 한 전형을 창출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산YMCA에서 '등대'라는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엄마'들이 28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 섰다.

정지윤(38) 씨는 "지난 2개월 동안 마산지역 42개 초등학교 스쿨존을 전수조사한 결과, 단순히 스쿨존에 안전시설을 설치해달라는 요구만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학교 측, 학부모, 그리고 지역 주민의 사정이 저마다 있었고 갈등도 존재했다. 그래서 그 대안을 마련했다. 소박한 제안으로 보일 수 있으나 평범한 주부들이 이렇게 나서기까지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 창원시가 의지만 있다면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날 기자회견 개최 배경을 밝혔다.

마산YMCA 학부모 모임 '등대' 회원들이 28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한 통학로 만들기 방안을 창원시장 후보와 시의원들에게 제안했다. /임채민 기자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를 꿈꾸는 엄마들'이라는 이름으로 기자회견을 연 학부모들이 판단했을 때, 마산지역 초등학교 대부분이 주택가 한가운데 자리 잡은 게 등하굣길 위험을 조장하는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동안 스쿨존 곳곳에 CCTV가 늘어났고 울타리도 새로 생겼고, 옐로 카펫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아이들이 편안하게 걸을 수 없는 '위험한 길'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 원인이 따로 있었던 셈이다.

'엄마들'은 "주택가 골목길이 아이들에게 가장 위험한 통학로인데, 이런 곳에 보도와 차도를 분리하자고 하면 재산권을 강조하는 지역 주민과 부딪치게 되고 결국 민원이 상충하면서 안전은 뒷전에 밀리게 된다"며 "주택가 주차난 해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어떤 논의도 진척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일부 주택을 사들여 공영 주차장을 만들거나 기존 주차장을 복층화하거나 빈터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통학로 주변이 불법 주차와 과속에 방치돼 있는데도 보도조차 없는 곳을 아이들이 걷고 있다"며 "학교 주변 상황에 맞게 주차 대책을 세우는 행정적 방침이 절실하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또 전남 순천시에서 시행해 호평을 받는 '기적의 놀이터'를 창원(마산)에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기적의 놀이터에서 놀아본 아이들은 순천까지 놀러 가자고 부모를 조른다"며 "시 예산을 투입해 놀이전문가와 시민이 함께 고민해 만든 공공놀이터로 인해 순천이 전국에서 아이들이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부각됐다"고 소개했다.

또,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공간조차 없는 도시는 결코 살기 좋은 도시가 아니다"며 "아이들의 웃음이 넘치는 도시가 되기를 바라는 엄마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고 창원시장·시의원 후보자에게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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