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활짝]요즘 연애 단면
<하트 시그널 시즌 2> 등
관찰예능 프로그램 '인기'
"출연자 모습에 대리만족"
조건 골라 만남 즐기는
소셜데이팅 어플도 등장

최근 방송가는 관찰 예능이 대세다. '먹방(먹는 방송을 줄인 말)'의 인기는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ASMR(자율 감각 쾌감 작용을 줄인 말)'처럼 시청자의 심리적 안정감을 증폭하는 방송이 큰 인기를 끈다.

'대리만족(대상행동)'은 이들 콘텐츠의 성공을 좌우하는 키워드다. 시청자가 방송을 통해 얼마만큼 욕구를 충족하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관찰 예능 하나인 tvN <숲속의 작은 집> 양정우 PD는 <연합뉴스>를 통해 "방송의 기능은 대리만족에 있으니 늘 새로운 게 없을까 고민한다. 그래서 이런 포맷도 나온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는 '연애'도 콘텐츠의 대상이다. 사람과 사람이 감정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는 과정 또한 낱낱이 카메라 앵글을 통해 전해진다. 더불어 현실 속 연애 풍속도에도 큰 변화가 감지된다.

◇연애 대리만족 = 관찰 예능 하나인 채널A <하트 시그널 시즌 2> 인기가 뜨겁다. 시그널하우스라는 공간에 일반인 여럿이 함께 살면서 '썸(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하기 전 미묘한 관계를 일컫는 신조어)'을 타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시즌 1을 방영했고, 지난 3월 16일 시즌 2 방영을 시작했다. 일반인 8명(남성 4명, 여성 4명)으로 구성한 출연자의 미묘한 감정을 연예인·전문가로 구성한 예측단이 추리하는 방식이다.

출연자는 자유롭게 썸을 탈 수 있지만 고백은 마지막 날에만 할 수 있다. 각 출연자는 매일 밤 단 한 명의 이성에게 문자를 보낼 수 있다. 발신자는 밝히지 않는다. 출연자부터 예측단, 시청자까지 이들 관계를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TV 프로그램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와 TNMS 정보에 따르면, 0.6%로 시작한 시청률은 회를 거듭하면서 상승했다. 지난 25일 10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2.7%, TNMS 2.6%로 집계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반응도 만만치 않은 데다, 남성 출연자 중 한 명이 운영하는 음식점은 최근 대기 시간이 3~4시간가량일 정도로 화제다.

연예인들이 맞선 전문 카페를 운영하면서 일반인의 맞선을 엿보고 사랑관, 연애관 등을 이야기하는 tvN <선다방>도 연애 관찰 예능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시청자인 강모(32·창원 의창구) 씨는 "일반인 출연자들의 외모나 직업이 평균 이상이라는 점이 인기를 끄는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더불어 이들 출연자가 썸을 타는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하는 것도 인기 이유의 하나"라고 말했다.

한 시청자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관찰 예능 중 하나인 채널A <하트 시그널 시즌 2>를 보고 있다. /최환석 기자

◇신 연애 풍속도 = 방송을 벗어나 현실 속 연애관에 큰 변화가 생겼다. 맞선, 소개팅 등 연애나 결혼을 목적으로 상대를 만나는 수단을 대신해 급부상한 매개가 있다. 지인 소개로 이어지던 만남을 온라인이 대신하는 '소셜데이팅 서비스'다. 게임이나 화상채팅 등 온라인을 통한 만남은 이전에도 있었다. 다만, 온라인을 통한 만남은 '가볍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최근 온라인을 통한 만남에 따른 거부감이 크게 줄었다.

상대방을 확인하는 과정이 편리하다는 것이 소셜데이팅 서비스 장점으로 꼽힌다. 소개팅 앱에서 원하는 외모와 조건을 골라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스마트폰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소개팅'을 검색하면 다양한 유형의 소개팅 앱이 등장한다. 세부적으로는 같은 종교관, 가치관을 지닌 사람끼리 연결하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물론 단점이나 문제점도 있다. 지난 2015년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소셜데이팅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 38.4%(192명)는 자신의 조건을 허위로 입력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1년 이내 소셜데이팅 서비스를 이용한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49.8%(249명)가 '원치 않는 연락을 반복적으로 받은 경우' 등 다양한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미국에서는 이를 보완하고자 공적 영역에서 지침을 제시한다. 국내에서도 본인 인증 시스템 확립 등 변화한 추세에 맞춘 제도적 보완 장치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