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 박종훈 교육감 후보와 간담회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교육감 박종훈 후보를 만나 '노동 존중 평등 학교'를 실현해줄 것을 건의했다. 학교 비정규직 중 12개 직종을 대표해 발언에 나선 이들 중 일부는 눈물을 삼키며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차별에 대해 성토했다.

26일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는 박 후보와 정책 간담회를 진행했다. 한 시간가량 진행된 간담회에서 조합원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학교 급식실에서 근무한 지 20년이 넘었다는 이 씨는 후드 청소를 위해 고무 대야를 밟고 올라서서 아슬아슬하게 청소하는 환경을 꼬집었다. 이 씨는 "대부분 급식 종사자들은 골병을 호소하고 있다. 식기 애벌 세척기, 안전 사다리 등 시설 환경 개선 노력은 물론 거점 물리치료센터가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74살이라고 밝힌 학교 당직자 박 씨는 직접고용과 함께 정기적인 휴일을 촉구했다. 박 씨는 "금요일 출근하면 다음 주 월요일까지 근무하는 등 총 주 64시간을 일한다. 지난해 추석 연휴 9일간 일해도 임금은 120만 원으로 추가 수당은 없다"고 지적했다.

9년 차 사무행정실무원인 신 씨는 교육공무직도 관리자 평가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해 참석자 호응을 얻었다. 신 씨는 "학교 모든 세입 관련 업무, 교장실 청소, 카페 수준의 차 대접 등 잡무를 도맡으며 인격 차별을 받고 있다"며 "승진도 성과급도 없는 교육공무직이 공정하게 관리자를 평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학교 직원 전체 행사에 준비만 하고 함께할 수 없는 교무행정원, 주당 20시간 근무 형태에도 자원봉사직으로 분류된 방과후코디, 학습·교수활동 지원 역할과 거리가 먼 도서관 사서, 무기계약직 전환과 임금 인상에서 제외된 영어회화 전문강사 등이 처우 개선에 목소리를 높였다.

12명 학교 비정규직 발언을 모두 들은 박 후보는 "제도와 함께 학교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후 다시 자리를 마련해 하나하나 챙겨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중 비정규직이 가장 많은 학교에서부터 '노동 존중 평등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남지역본부·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와 박 후보는 정책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비정규직 없는 평등학교 △노동조합 활동 보장하는 노동 존중 학교 △산업재해로부터 안전한 노동자가 건강한 학교 △공교육 강화한 민주 학교 △위계문화 없는 인권학교 추진에 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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