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후보 통합 필요성에 조진래·안상수 전격 방문
양측은 상대 사퇴 요구만, 논의 열릴지 여부 미지수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난 25일 창원에서 안상수 후보와 조진래 후보를 잇달아 만나 창원시장 후보 단일화 방안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소위 '범보수 단일화'가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안 후보가 이미 당 지도부에 마지노선을 제시하면서까지 단일화 여론조사를 요구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탈당을 결행한 바 있고, 조 후보 역시 '이미 탈당한 사람과 어떻게 단일화를 논하겠느냐'는 견해를 줄곧 밝히고 있어 성사 여부는 쉽사리 예단할 수 없어 보인다.

조 후보와 안 후보 측, 그리고 한국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안 후보를 만난 후 점심께 조 후보와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원내대표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의 전격적인 창원 방문과 '여론조사 단일화' 제안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 지지율에 두 후보 모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은 물론, 경남도지사 선거에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4일 KBS 창원총국 스튜디오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창원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조진래(왼쪽에서 둘째) 후보와 무소속 안상수(맨 오른쪽) 후보. /박일호 기자 iris15@

지난 24일 KBS 창원이 발표한 여론조사(한국리서치 22∼23일 조사) 결과는, 허 후보 34.5%, 안 후보 20%, 조 후보 14%, 무소속 이기우 후보 2.5%, 바른미래당 정규헌 후보 2.1%, 민중당 석영철 후보 1.7%로 나타났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홈페이지 참고)

이런 가운데, 홍준표 대표가 지난 23일 충청권에서의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후보들끼리 개인적으로 단일화는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히면서, 당 차원의 최대 전략지역인 창원(경남)에서도 단일화 필요성이 급부상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창원지역 한국당 국회의원 4명의 '안상수 사퇴' 압박이 먹히지 않은 것도 김 원내대표가 직접 '단일화 요청'에 나선 배경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 후보 측이나 안 후보 측 모두 상대방의 '사퇴'를 종용하고 있어, 당장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 후보 측에서는 '시간적으로 촉박할 뿐 아니라, 설사 단일화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상처만 남길 수 있다. 탈당하기 전에 우리 요구대로 여론조사 단일화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류가 강하다.

조 후보는 "보수 세력이 단합해야 한다는 현장의 소리는 듣고 있다"면서도 "당 결정에 불복한 사람과 어떻게 공당에서 단일화 논의를 할 수 있겠느냐"는 부정적 반응을 보여 왔다.

투표용지 인쇄가 완료되기 전 단일화가 마무리되는 게 급선무라는 의견이 양 진영에서 나오고는 있지만, 여론조사 등을 거쳤을 경우 그 시기를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한쪽이 자진해서 '퇴각'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수많은 한국당 소속 도의원과 시의원 출마자들이 있는 데다, 안 후보 측 지지자들 역시 사퇴를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의 창원 방문은 결과적으로 '갈 길은 간다'는 홍 대표가 창원에서 안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모양새를 만들어냈다. '홍준표 퇴진' 기치를 내건 안 후보가 어떤 답변을 보낼지, 그리고 조 후보는 당과 어떤 조율을 할지 주목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없어 보인다. 분명한 것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 하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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