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경찰을 두고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 등 원색적인 비난을 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장 대변인은 지난 25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울산시청 압수수색과 관련해 울산경찰청장, 경찰청 수사국장, 사건수사팀장을 지칭해 냈던 대변인 논평이 본의 아니게 열심히 일하는 경찰과 경찰 가족들의 마음에 상처를 드리게 된 점 사과를 드린다"며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경찰의 발전과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지난 3월 22일 논평에서 울산경찰청의 울산시청 압수수색에 대해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해 경찰 내부가 들끓었다. 당시 전국 경찰관들은 내부 인터넷망 '폴넷'에 "사냥개나 미친개가 아닙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찍은 인증 샷과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뜻의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豕眼見惟豕,佛眼見惟佛)'을 적어 장 대변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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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 직원들이 지난 3월 28일 "우리는 개가 아닙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라고 적은 손팻말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경남경찰청

경찰 온라인 커뮤니티 '폴네티앙'(회장 류근창 경위)과 퇴직 경찰관, 경찰청주무관노동조합은 3월 25일부터 부산시 사상구 장제원 의원 사무실 앞에서 장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1인 시위'에 들어가기도 했다.

파문이 확산하자, 장 대변인은 같은 달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친 논평으로 마음을 다치신 일선경찰 여러분께 깊이 사과 드린다"며 "저의 논은 경찰 전체를 대상으로 한 논평이 아니라, 울산경찰청장을 비롯한 일부 정치경찰을 명시한 논평이었다"고 썼었다. 하지만, 폴네티앙 등은 장 대변인의 공식 사과를 거듭 촉구했었다.

류근창 회장은 "절대 강자인 국회의원이자, 행정안전위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한다는 게 다소 겁이 났지만, 이대로 넘어가면 앞으로도 계속 비하 발언이 이어질 것 같아 용기를 냈다"며 "1인 시위를 하는 동안 시원한 물과 커피를 주시며 격려해 주신 시민들 덕분에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경찰이 시민이고, 시민이 경찰이라는 것을, 경찰의 힘은 권력이 아닌 국민의 지지에서 나온다는 점을 다시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1인 시위'는 62일 만인 지난 25일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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