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발연, 5세기 후반 조성 추정 "대형고분 축조방법 구명 의의"

의령 낙동강 구릉에 조성된 가야 무덤떼인 유곡리 고분군에서 첫 발굴조사를 통해 5세기 후반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장급 무덤 내부 구조가 드러났다.

경남발전연구원(원장 송부용)은 의령 유곡리 고분군 중 해발 130m 정상부에 있는 2호분을 조사해 무덤방 길이 8.2m, 너비 1.0∼1.2m인 반지상 수혈식 석곽묘(竪穴式石槨墓·구덩식 돌덧널무덤)임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무덤은 땅을 좁고 길게 판 뒤 사방에 네모나게 다듬은 돌을 10단 정도 쌓아 올려 조성했으며, 무덤방을 덮은 돌은 길이가 약 2m였다.

조사단은 지름이 약 15m인 봉분은 묘역 가장자리를 깎거나 흙을 쌓아 바닥을 평평하게 하고 작은 돌을 채워 올려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경남발전연구원 관계자는 "무덤 내부에 유물이 남아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미 도굴돼 깨진 토기나 철기 조각만 나왔다"며 "의령 지역 대형고분 축조방법을 구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2호분 근처에 있는 3호분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라며 "성과가 축적되면 의령 지역이 고령 대가야, 함안 아라가야, 창녕 비화가야 중 어떤 세력과 가까웠는지 알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의령군은 현 정부가 가야사 문화권 조사·정비를 국정과제에 포함했다.

군은 지난해 유곡리 일대에서 지표조사를 벌여 대형 봉토분 20여 기와 중소형 고분 수백 기가 밀집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문화재청이 한국매장문화재협회(회장 조상기)에 위탁한 비지정 매장문화재 학술 발굴조사 차원에서 이뤄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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