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서 성·인종·종교 등 소수자 인권 존중했으면"

남보경(16·사진) 학생은 올해 개원한 창원자유학교에 다닌다. 창원자유학교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는 시간을 주고자 일반교과 중심 교육과정을 벗어나 자율적인 교과 과정을 운영한다. 모든 교과는 프로젝트 수업으로 진행한다.

보경 학생은 자신이 교육감이라면 교육현장에서 차별·혐오를 금지하는 조례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는 본인이 창원자유학교에 다니는 이유와 다르지 않다.

그는 "중학교 때 성소수자 혐오나 신체 비하 등 차별·혐오 발언이 학교 현장에서 너무 쉽게 오가는 걸 봤다. 수업 시간 선생님이 '동성애는 정신병'이라고 말해도 학생은 반박하지 못하고 다 듣고 있어야 한다. 그런 상황이 너무 폭력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생 중에도 성·인종·종교 소수자가 있을 수 있고, 없어도 교육자로서 해서는 안 될 언동이다. 학생들이 반박하거나 지적해도 해결되는 건 없었다. 선생님은 권력을 앞세워 자기 말이 맞다고 우기는데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차별·혐오 금지 조례에 '교사 인권 교육 강화' 내용을 꼭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경 학생이 창원자유학교를 택한 건 학생을 억압하는 교문 지도 때문이었다.

그는 "2주간 다닌 일반고에서 교복 단추를 안 잠갔다, 리본 안 달았다는 이유로 걸리는 교문 지도가 너무 스트레스였다. 고민하던 중 억압 문화와 교칙이 없는 자유학교 입학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자유학교에서는 학생들 스스로 규칙을 정하고, 안 지키면 같이 지적하고 개선해 만족감이 크다고 했다.

무엇보다 자유학교 선생님들이 보이지 않는 권력 관계를 없애려고 노력하는 점이 맘에 든다고 했다.

보경 학생은 "자유학교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존댓말을 한다. 이것만으로 엄청난 변화다. 모든 학교가 차별·혐오 발언을 정면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폭력적 분위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거나 자유학교가 널리 확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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