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후보 인물탐구] (3) 바른미래당 김유근
"국정농단 부끄러워 탈당" 새 둥지서 출마제안 수락
첨단 군수산업 집중 육성

김유근(45) 후보는 '정치신인'이다.

기성 정치판에 뛰어든 것은 이번 6·13 지방선거가 처음이다. 대학시절 학생회 선거를 치렀던 경험이 전부다. 40대 벤처사업가인 그가 지방의회나 기초단체장 선거를 건너뛰고 첫 목표로 경남지사에 도전한 이유는 "화가 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국회의원직을 중도사퇴해 출마하는 것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중도사퇴한 자리에 도지사를 두 번 했던 김태호 후보가 출마한 것도, 그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가 거대 양당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며 '합리적 보수'를 내세운 바른미래당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인지도가 거의 없는 정치신인이 전·현 정부 간판급 정치인 두 명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3파전을 형성한 것만으로도 그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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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근 후보는 도청 이전을 공약했다. 마산해양신도시로 옮기고 기존 터에 '첨단 군수산업 클러스터' 건립을 약속했다. /박일호 기자 iris15

◇지역 토박이 = 올 초 바른미래당으로부터 도지사 출마를 제안받은 그는 자신을 '40대 흙수저 정치신인'이라고 소개했다. 의령에서 태어나 진주고·경상대를 졸업하고 진주에서 줄곧 생활해온 경남 토박이다. 경상대에서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진주에서 화장품 제조업체인 KB코스메틱을 창업해 운영하고 있다.

그의 정치적 성향은 보수다. 굳이 정치 이력을 찾자면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회창 후보 경남 대학생위원장으로 활동했다. 현재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당원이었던 그는 국정농단 사태로 대통령이 탄핵당하자 탈당을 결심했다.

그는 "대통령과 그 주위 사람들이 나라를 다 망치는 일을 하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당 지도부가 죽도록 싫었고 부끄러웠다. 그 이후에도 충분히 잘못을 시인하고 정비할 시간이 있었는데도 그들은 자기 밥그릇 지키기에 열중했다. 이런 사람들을 믿고 그동안 보수라고 큰소리치고 살아온 시간이 너무 부끄러웠다"고 당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또 "도지사가 자리를 비우는 동안 경남 경제가 파탄 났다. 자신의 욕심을 위해 경남경제를 팽개쳤다. 이런 게 정치인가? 더구나 보궐선거까지 막은 것은 만행이다.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 분노했다"고 밝혔다.

◇젊은 경제도지사론 = 탄핵 이후 기존 정치에 실망이 컸던 그는 정치를 바꾸려면 사람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벤처기업가로서 새로운 관점에서 도정을 풀어가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는 "그동안 많은 정치인이 침체한 지역경제를 일으킬 해법을 내놨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면서 "지금 경남에는 정치적 해법이 아니라 산업구조를 바꿀 인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일푼으로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유망한 수출 중소기업으로 키운 경험을 강조했다. 공대 출신으로 경남산업 중심인 조선·기계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고, 경영학을 공부해 산업 전반의 이해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엇보다 젊고, 경남을 잘살게 하고 싶은 꿈이 있고,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의지가 있다"고 했다. 캠프 슬로건도 '젊은 경남, 다시 뛰는 심장 김유근'이다.

그는 "김경수·김태호 후보가 경남경제를 살리겠다고 말하지만 회사 차려서 직원들 월급을 줘 본 사람은 나뿐이다. 중소기업 사장들한테 가서 물어봐라. 경제를 살릴 방법은 그분들이 안다. 책상머리에 앉아 어쭙잖은 경제서적이나 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면서 '실물경제'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검증되지 않은 도전 = 실물경제 경험과 달리 상대적으로 행정·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은 아킬레스건이다. 거기다 후보 인지도가 낮은 데다 특히 경남에서 바른미래당 지지세가 약한 탓에 지지율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TV토론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했으나, 김태호 후보 불참 통보로 토론회가 번번이 무산되면서 '얼굴 알리기' 전략에도 차질을 빚었다. 그는 "후보 세 명이 한자리에 마주해 토론할 기회가 자주 있다면 지지율을 올릴 자신이 있다"면서 "김경수 후보와 양자 토론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유승민 공동대표가 선대본부장과 후원회장을 맡기로 했지만, 당 차원의 조직적인 지원은 미흡한 편이다.

그는 "유 대표가 도지사 출마를 제안하면서 이번 선거는 '후보 마음대로' 해보라고 했다"면서 "당론에 맞지 않더라도 경남 실정에 맞춰 후보가 정책을 만들고, 선거운동 일정도 후보 중심으로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는 "젊은 기백만으로 선거에 나선 것은 아니다"면서 "사법시험 출신이 경제인보다 똑똑할 것이라는 편견, 정치경력이 쌓여야 정치를 할 수 있다는 편견, 구관이 명관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다"고 했다.

◇대표공약 = 첨단 군수산업으로 경남 산업구조를 개편해 조선산업 위기로 붕괴한 경남 경제를 살리겠다고 했다. 도청을 마산해양신도시로 이전하고, 기존 터에는 '첨단 군수산업 산·학·연·군 협력 클러스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밀양신공항 재추진, 사천공항 국제공항으로 승격, 남해안해양 테마파크(디즈니랜드), 지리산케이블카를 주요 경제 공약으로 걸고 임기 내 15만 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복지공약으로 도립실버타운과 경상대어린이전문병원 건립, 24시간 어린이 돌봄이 가능한 '공립 외할머니집',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내놨다. 법정 정원에 턱없이 부족한 소방인력을 충원하고,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한 닥터헬기 도입 등을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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