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묵광 사진가 경남은행갤러리서 '코리아 환타지' 개인전

경주 밤하늘이 온통 오로라다. 신선암 마애불 위로 초록 북극광이 번쩍인다.

손묵광 사진가가 '2018 한국풍경전 코리아 환타지'라는 이름으로 BNK경남은행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1층 갤러리에 내걸린 작품 31점은 사진이다. 한지에 인화해 수묵화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떤 관객들은 수채화 같다고 말하지만, 액자 속 풍경은 손 작가가 최근 2년간 찍은 국내 명소다. 여기에다 지난겨울 아이슬란드에서 작업한 오로라를 더했다.

"많은 오로라 사진이 금방 질리더라고요. 초자연적인 모습인데 사진으로 보자니 인공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 한국 정서에 넣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죠."

작가는 그동안 계속 작업해온 '한국풍경 시리즈'에 오로라를 차용하기로 했다. 그는 '매직아워'라고 부르는 일출 전, 일몰 전 찰나의 순간에 역광으로 찍어내며 한국 풍경을 모노톤으로 작업했다. 오로라는 녹색, 황색, 보라, 붉은색으로 나누어 어울리는 풍경에 얹었다. 오로라가 단지 풍경의 외면을 비추기 위한 빛이 아니라 풍경의 내면을 드러내는 역할을 하길 바라며.

손묵광 작 '경주 남산 마애불'. /이미지 기자

사진은 오묘하며 아름답다.

조용하고 정적인 한국 풍경에 더해진 동적이고 휘황찬란한 오로라의 조합은 쉽게 볼 수 없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또, 사진이지만 단 2점씩만 인화한 에디션이다.

"사진 예술이 얼마나 다양한지 보여주고 싶어요. 사진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도 깨고 싶습니다."

작가는 앞으로 간헐적으로 오로라를 작품에 더할 계획이다. 이번에는 노르웨이에서 작업하고 싶단다.

태양이 사라지기 전 나오는 빛과 태양에서 방출된 입자가 발한 빛이 사진에서 반짝인다.

전시는 29일까지.

문의 055-290-8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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