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유권자 많은 물금읍,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 필요
고령화에 인구 감소 원동면, 도심지와 균형 이루기 숙제

20대, 여성, 소수정당, 정치 신인, 현역 의원….

양산의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는 양산시 다 선거구(물금·원동) 유권자는 이번 선거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앞두고 있다. 양산지역 유일한 4인 선거구인 이곳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물론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중당 후보가 경쟁하면서 유권자 선택 폭은 넓어졌다.

김혜림(28) 전 사회적기업연구원 연구원, 신재향(47)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여성노동자 특별위원장, 임정섭(51) 양산시의원 3명이 민주당 공천을 받은 가운데 한국당은 곽종포(47) 양산전력 대표이사, 김효진(51) 양산시의원, 안경숙(54) 유학센터 원장 3명을 공천했다. 여기에 손현수(45) 바른미래당 양산시 갑 공동지역위원장, 권현우(42) 정의당 양산시지역위원회 위원장, 민중당 황은희(51) 양산여성회 회장 등 모두 9명이 원내 진출을 노린다.

예비후보자 면면을 보면 중대선거구제 도입 취지를 제대로 살린 다양한 정당과 경력의 후보를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임정섭·김효진 현역 시의원 2명과 출마 경험이 있는 곽종포·손현수 예비후보, 그리고 정치 신인 경쟁이 눈에 띈다. 9명 가운데 5명이 정치 신인이다. 또한 경남지역 최연소 여성 후보인 김혜림 후보를 비롯해 신재향·안경숙·황은희 등 4명의 여성 후보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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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간 선거전략도 흥미롭다. 4명까지 공천할 수 있는 4인 선거구인 이곳에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3명씩 후보를 내세웠다. 특히, 민주당은 내심 후보 전원 당선을 기대하고 있다. 과거 '보수 텃밭'이라 불리며 후보가 넘쳐났던 한국당 역시 후보 3명을 내세웠지만 전원 당선을 자신하지 못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같은 상황은 선거구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물금읍은 2017년 10월 인구 10만 명을 넘어섰다. 4월 말 기준으로 인구 10만 9165명의 거대 읍인 이곳은 신도시 조성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즐비하다. 30∼40대 젊은 유권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선거 때마다 기존 정치 지형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선거에서 이들이 보여준 진보 성향 표심은 민주당엔 '기회'로, 한국당에는 '위기'로 평가된다.

4인 선거구인 만큼 4위권을 목표로 경쟁에 뛰어든 소수정당 도전도 흥미롭다. 여기에 다른 선거구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정의당과 민중당 후보 간 경쟁이 특히 눈에 띈다. 중대선거구제라는 특성에다 진보 성향 표심을 기대하면서 진보정당 후보들은 원내 진출에 희망을 걸고 있다. 바른미래당 후보 역시 중대선거구제로 치러지는 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다 선거구는 물금읍 인구가 크게 늘면서 기존 물금읍·원동면·강서동에서 강서동을 제외하고 선거구가 조정됐다. 2014년 선거 당시 5만 5586명이었던 물금읍 인구는 불과 4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앞서 말했듯이 신도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30∼40대 젊은 유권자가 그 중심에 있다.

34만 양산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사는 물금읍은 새로운 양산의 중심으로 평가받지만 늘어난 인구만큼 많은 문제도 안고 있다. 양산의 중심이라는 자부심과 달리 "있는 거라곤 아파트밖에 없다"는 말은 물금읍이 가진 문제를 바로 드러낸다. 도시의 급격한 팽창으로 행정력이 따라잡지 못하는 분야가 즐비하다. 최근 유치원 부족으로 겪은 보육 대란은 수요를 제때 충족하지 못하는 물금읍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따라서 '지역 일꾼'을 자처하며 선택을 기다리는 후보들은 저마다 장점을 내세우며 표심 잡기에 분주하다. 문제는 방향이다.

물금읍 최대 관심사는 물론 '부산대 부지 활용 방안'이지만 단체장 또는 국회의원이 풀어야 할 장기 과제이다. 젊은 유권자들은 지역 일꾼인 시의원이 더욱 세밀한 정책으로 다가서기를 기대한다. 복지·문화, 안전·환경 분야 등 생활 밀착형 정책으로 유권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후보를 기다리고 있다. 즉, 후보들은 '쾌적한 주거환경'과 '부족한 인프라 확충'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셈이다.

또한 이주 인구가 대부분인 이곳에서 공동체를 만드는 일 역시 중요한 과제다. 부산·울산 등에서 새 삶의 터전을 찾아온 이들에게 '양산사람'이란 정체성을 심어주는 일은 지역 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신도시지역에 집중한 나머지 소외받는 원동과 원도심지역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농촌지역인 원동은 신도시와 달리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도심 역시 눈부신 신도시 발전 그늘에 머물러 있다. 도농복합선거구인 이곳에서 지역 간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다 선거구는 각각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진단과 실천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번 선거를 통해 물금·원동이 명실상부한 양산의 중심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함께 꿈꾸는 지역으로 거듭나려면 이에 걸맞은 '우리 동네 일꾼'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선택하는 일이야말로 내 삶을 바꾸는 첫 단추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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