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인사 총집결 '미완의 꿈'구현 강조
마을 곳곳 추모 메시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추도식은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꿈꿨던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시대'로 전진하는 자리가 됐다.

추도식은 23일 오후 2시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과 생태문화공원 잔디마당에서 엄수됐다. '평화가 온다'라는 주제로 열린 추도식에는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 씨,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정세균 국회의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노무현재단 임원, 참여정부 인사를 비롯해 시민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도식은 애국가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추모공연, 추도사, 추모 영상과 유족 인사말, 참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추도식 사회는 박혜진 아나운서가 맡았다.

이날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봉하마을에 정착했던 게 10년이 됐다. 봉하마을은 이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날 수 있는 곳이자 마음의 고향으로 자리매김했다"며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그렸던 평화의 시대가 도래한 만큼 앞으로 젊은 세대들은 기차를 타고 평양을 거쳐 단둥(중국)에서 유럽으로 갈 수 있는 꿈을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보고 싶습니다노무현 전 대통령서거 9주기 추도식이 23일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됐다. 이날 추도식에 참석한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 씨,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내빈이 너럭바위에 헌화 후 묵념을 올리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이어 "오늘 이 자리가 민주주의 전진, 평화가 오는 자리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추도사에서 "당신이 떠난 지 9년이 흘렀지만 봉하는 푸르기만 하고, 당신의 빈자리가 그립다"며 "생전에 당신은 '여러분은 저를 버려야 한다'고 했지만 우리는 (당신을)버리지 않았다. 당신이 그토록 희망했던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이 지난 촛불혁명인 시민의 힘으로 다시 세워진 만큼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가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유족 대표로 나선 아들 건호 씨는 "봉하마을에 많은 사람이 찾아 고인의 뜻을 기리고 있어 감사드린다"며 "고인의 뜻인,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길로 나아가고자 내년 10주기 추도식에는 북한 대표도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봉하마을 방앗간 마당에서는 오전 일찍부터 전국에서 찾아온 추모객이 줄을 이었고, 이들은 노무현재단에서 제공한 점심 도시락으로 식사를 했다. 추모 공연에는 가수 이승철 씨와 '노래를 찾는 사람들', 시민합창단이 참여해 참배객과 함께했다.

추도식 공식 행사를 마친 유족과 내빈,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 묘역으로 이동해 헌화·분향했다.

추모객들은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꿈꿨던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시대에서 사람 사는 세상이 꼭 실현되기를 기원한다"며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김송화(57·양산시) 씨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도 어언 10년이 돼 간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이제는 그가 그리던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이 실현될 때도 됐다"며 "최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 분열과 대결이 아닌 평화의 시대가 도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봉하마을 게시대에는 '평화 새로운 시작, 남북 정상회담을 환영한다'는 펼침막이 걸려 한반도 평화를 염원했던 노 전 대통령의 뜻을 받들었다. 이와 더불어 '내 마음속 대통령 노무현, 멀리 보는 시민, 책임을 다하는 시민, 행동하는 시민이 주권자다. 봄이 온다, 평화가 온다, 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날아간다'는 등의 서거 9주기 추모 펼침막도 바람에 휘날리면서 추모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노 전 대통령 얼굴과 함께 '평화가 온다'는 글귀가 새겨진 묘역 입구 포토존에는 추도식 내내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려는 추모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1일 개관한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의 집'에도 이날 노 전 대통령과 잠시나마 추억을 함께하려는 시민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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