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제주 항로 내년 취항, 울릉·독도 이어 영역 확대
시공능력 도내 4위 건설업체…건설·해운 투트랙 전략

김해 향토기업 '대저건설'이 해운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끊긴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 새 사업자로 선정돼 내년 취항에 나선다.

(주)대저건설은 지난 1948년 대저토건으로 창립돼 토목·건축·전기·포장공사 등에서 사업을 펼쳤다. 지난 2000년 7월 신대영건설(주)을 흡수 합병해 지금의 이름으로 사명을 바꿨다. 현재 김해시 부원동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박용덕 회장과 이상복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대저건설은 '2017년 시공능력평가'에서 전국 1만 1851개 종합건설업체 가운데 86위(도내 4위)를 차지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매출액은 지난 2016년 1839억 2688만 원, 2017년 2446억 7000만 원이었다. 대저건설은 컨소시엄 형태로 창원 중동 유니시티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창원시 사화공원 민간개발 특례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저건설은 특히 지난 2014년 자회사 (주)대저해운을 경북 포항에 설립하며 여객선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대저건설은 자체 해운사업본부, 대저해운을 통해 △포항~울릉 도동항(썬플라워호) △포항~울릉 저동항(썬라이즈호) △울릉~독도(엘도라도호)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대저건설은 최근 여객선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 말 '인천∼제주 여객선 운항' 공모에서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사업자로 선정됐다. 대저건설은 공모에서 재무 건전성, 사업계획, 여객선 운항 경험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노선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끊긴 뱃길이라는 점에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내년 6월 이후 취항 예정으로, 약 5년 만에 항로가 다시 열리는 것이다.

대저건설은 인천∼제주 항로에 최대 인원 1500명, 차량 120대 등을 수용할 수 있는 '오리엔탈펄8호(2016년 7월 건조)'를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이 배는 2만 4748t으로 세월호 6825t보다 3.6배 큰 규모다.

이처럼 대저건설이 여객선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저건설 관계자는 "박용덕 회장이 오래전부터 해운사업에 관심을 두면서 그동안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며 "이제 우리 회사는 건설·해운 분야에만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해운 영역을 더욱 넓혀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저건설 여객선 사업에 잡음도 뒤따르고 있다. 이번 인천~제주 노선 탈락 사업자들은 "대저건설이 임차한 선박은 중국 조선소에서 외항 여객선으로 건조된 배로 한국 내항 부두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등 사업자 선정 불공정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저건설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린다. 김해 작은 업체라고 훼방과 무시당하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이번 인천~제주 공모 참여 업체 6곳은 인천 소재 2곳, 서울 소재 2곳, 부산 소재 1곳, 전북 군산 소재 1곳이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여객선 사업 안전은) 그 누구보다 연륜 있는 선장·경영인 등을 모셔서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며 "70년 기업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묵묵히 거북이처럼 나아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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