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연고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 성적이 부진에 빠지면서 그동안 잠복한 문제들이 수면위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창단 초기부터 팬 마케팅에 남다른 능력을 보여 온 NC구단 프런트가 정작 선수관리나 투자에는 등한시하여 온 것이 아니냐는 뼈아픈 지적까지 이어지고 있다.

프로야구팀의 성적은 얼마든지 오르고 내릴 수 있다. 성적이 나쁘다고 감독이나 선수단 전체를 깎아내리는 건 정당하지 않다. 특히 신생 구단인 NC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일궈냈다는 사실 자체는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장기 레이스를 펼치는 프로야구 시즌에서 지금 당장 성적이 나쁘다고 해서 팀 전체를 악평하는 건 우둔한 감정적 행위이다. 지역연고에 바탕 둔 현재 프로야구 체제에서 신생 구단들이 지역사회와 끈끈한 유대감을 빠른 시간에 만들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982년 시작된 프로야구에서 이웃도시 부산에 자리를 잡은 팀처럼 부산 시민들과 공유하는 애증을 경남에서도 하루아침에 만들 수는 없다. NC라는 게임 기업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린 향토기업도 아닌 마당에 야구팀 역시 경남이라는 지역이 낯선 땅일 수밖에 없고, 지역 팬 역시 나이 들어 만난 친구처럼 이해관계가 분명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NC구단은 열정적이고 충성도가 강한 팬 층이 얕다는 한계 이외에도, 성적이 부진하면 관중동원에 당장 어려움이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런 어려움에도 NC구단을 사랑하는 지역 팬들의 입장에선 구단이 미래를 위해 지역출신 스타선수를 육성하는 데 조금이라도 먼저 투자하는 자세를 취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하고 있다.

스포츠 구단은 지역사회에서 유대감과 신뢰감을 형성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거대한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흔히 스몰마켓과 빅 마켓이라는 표현을 통해 구단의 특징과 성격을 구분하곤 한다. 경남지역 팬들은 NC구단이 큰돈을 펑펑 쓰면서 '머니 볼'을 주도하는 대형 구단이 되라고 요구하는 건 아니다. NC를 사랑하는 팬들은 비록 다른 팀에 비해 수나 규모가 작다고 하더라도 지역과 팬들의 목소리를 알뜰하게 챙기고 소통해야 한다는 희망을 피력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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