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사람을 만나고 있다. 창원 마산야구장을 찾는 야구팬이자 NC 팬이 대상이다. 그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부족하나마 기사로 풀어내고 있다. 시즌 개막과 함께 차곡차곡 쌓아온 스토리는 어느새 10회째를 바라보고 있다. 처음에는 주야장천 같은 이야기가 나오진 않을까 염려도 했다. 야구를 좋아하게 된 이유, 좋아하는 선수, 야구장에 오는 이유 등 부족한 질문이 방대한 스토리 발목을 잡진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야구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이야기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특별한 질문이 필요없는, 이야기가 지닌 힘 그 자체로 듣는 이를 매료시켰다.

친구 따라 잠실에 들렀다가 야구에 빠졌거나, 기타를 들고 와 응원에 접목한다거나, 왕웨이중 외모에 반했거나, 1만 2500여 명이 가입한 팬 밴드를 운영한다거나. NC에 빠져들게 된 이유도, 사랑하는 방법도 제각각이었다. 아들, 딸, 아내와 함께 경기장을 찾았고 몇 년째 시즌권을 끊어 야구장 한 자리를 지켰다. 잘 치고 잘 달리는 나성범을 특히 응원하거나 중압감을 이겨내고 팀 뒷문을 든든히 지킨 임창민에게 더 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창언.jpg

이처럼 개성이 넘치는 NC 팬이었지만 한 가지만큼은 같은 목소리를 냈다. 팀 성적이 부진하더라도 한결같은 응원을 보낸다는 것, 충분히 가을야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지더라도 괜찮다. NC답게 나가자', '주전 선수가 돌아오면 충분히 살아날 수 있다', ' 한 경기 한 경기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시즌은 길다' 등 팬들의 굳건한 믿음은 고속성장한 NC의 원동력이자 호성적 바탕이었다.

올해 역시 팬은 같은 자리에 있다. 밑바닥을 찍은 NC, 팬 외침대로 이제 비상할 일만 남았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