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후보 인물탐구] (1)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마지막 비서관'-'복심' 등 호명 연일 정치공세 속 정면돌파
"지사 직속 경제혁신단 구성"

6·13 지방선거 승패를 가를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경남도지사 선거. 그러나 '드루킹 블랙홀'에 지역 이슈가 사라지는 모습이다. 지역민이 지역현안을 직접 해결하는 자치분권 실현의 장인 지방선거 취지가 무색해진다. 전국적인 관심이 쏠린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한 세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지역 대표일꾼을 자처한 세 후보의 인물·정책을 살펴본다.

"사람 잘못 봤습니다."

지난 17일 창원시 의창구 신월동 STX R&D센터에서 열린 선거캠프 개소식에서 김경수(51) 후보가 힘주어 말했다. 그는 "저들의 네거티브라는 무기가 얼마나 낡고 낡은 것인지, 무디고 무딘 것인지 보여주겠다. 낡은 창, 무딘 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선거 출마를 앞두고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이른바 '드루킹 사건' 연루설에 휘말렸다. 출마 포기를 고려할 만큼 큰 난관이었다. 출마 이후에도 경찰과 보수언론의 '김경수 죽이기'가 계속되고 있다. '김경수 정말 괜찮을까?'라는 우려 섞인 시선에 그는 "제 모든 것을 걸고 싸우겠다"고 잘라 말했다.

김경수 후보는 핵심 공약으로 경제를 내세웠다. 제조업 혁신을 위해 1조 원 이상의 '경제혁신특별회계' 조성을 약속했다. /경남도민일보DB

◇외유내강형 = 그는 지난 2월 24일 자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우유부단한 이미지에 대해 "사람 잘못 본 것"이라며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다. 거꾸로 좀 따뜻해 보이는데, 냉정한 면도 있다"고 했다. 이러한 평가는 김 후보 이미지와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연초부터 이번 선거에서 김 후보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며 각종 여론조사가 쏟아졌으나, 그는 출마를 결심하기까지 장고를 거듭했다. 막상 출마를 선언하고 나서는 드루킹 연루 의혹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다.

김 후보는 '스마트하고 겸손한 이미지'가 강점이다. 그의 오랜 참모 활동이 이런 이미지에 한몫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그는 자신을 드러내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참모 이미지가 강하다. 이는 자기 정치를 하는 '정치인 김경수'로서는 한계로 비칠 수 있다.

◇김경수 이름으로 = 그는 2012년 총선 때 봉하마을이 있는 '김해 을' 지역구에서 민주통합당 후보(47.9%)로 출마해 새누리당 김태호(52.1%) 후보와 맞섰으나 근소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그해 치러진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공보특보·수행팀장을 맡아 선거운동을 도왔다.

2014년 6·4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도지사 후보(36.05%)로 출마해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58.85%)에게 패했다. 2016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이만기 후보를 누르고 민주당 전국 최고 득표율(62.4%)로 김해 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촛불 대선으로 문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그는 '친문' 핵심인물로 평가받는다.

참모에서 정치인으로 거듭난 그는 "김경수 이름으로 정치하겠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겠다. 지켜봐 달라. 김경수는 끝까지 김경수이다"고 강조했다.

행정수장인 도지사로서는 행정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서 5년간 국정을 경험했고, 문재인 대통령 인수위원회 역할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같이 만들었다"고 했다. 국정 경험이 도정 운영에 자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국회의원으로서 산업자원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경제 전문성도 갖췄다고 했다.

◇힘 있는 도지사론 = 그는 유세 현장에서 "때리면 때릴수록 강해지는 강철 같은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드루킹 사건으로 연일 정치공세를 받는 자신의 처지를 강철에 비유하며 반격한 것이다. 특히 최근 드루킹 옥중서신과 특검 도입 이후 정치공세가 강화하는 데 대해서도 "거리낄 게 없다. 특검이 아니라 더한 것도 당당하게 받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잇따르는 폭로 식 의혹 제기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정책 선거로 승부를 겨루겠다는 태도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를 "경남의 새로운 미래를 바꾸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경남을 위기에 빠뜨린 세력과 함께 다시 과거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경남을 살릴 사람과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라면서 "대통령과 정부·여당 협조를 이끌어내 위기를 극복할 특단의 대책을 추진할 사람이 누구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태호 후보를 과거 팀, 문재인 대통령과 자신을 미래 팀으로 빗대 "과거 팀과 미래 팀의 대결인 이번 선거에 제 모든 것을 걸고 싸워 반드시 이기겠다"고 했다.

◇대표 공약 = 그는 도지사 선거 핵심 공약으로 '경제'를 내세웠다. 경남의 시급한 현안이 몇 년간 0%대에 머문 저성장 문제라고 판단한 것이다. 경남 경제를 살릴 밑그림으로 '경남 신경제지도'를 내놨다. 그는 "경남경제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제조업이 무너지는 것"이라며 제조업 혁신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1조 원 이상의 '경제혁신특별회계'를 조성하고, 도지사 직속 '경제혁신추진단'을 만들어 경남경제 혁신에 직접 나서겠다고 했다.

제조업 기반이 강한 동부경남에 경남·부산·울산을 잇는 광역경제권을 조성해 경제지도를 넓히고, 서부경남에는 서부경남 KTX 조기착공, 혁신도시 2단계 발전, 항공우주산업 육성 등을 통해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위한 카드수수료 없는 앱 결제 도입, 긴급금융지원을 포함한 응급 대책을 약속했다.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 공공산후조리원 권역별 설치, 100원 택시 운행, 노인 일자리 5만 개 조성 등 도민이 체감하는 생활공약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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