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초교생 통학 안전 우려…형평성 상실·예산 낭비 비판

양산시가 동면 석산신도시 일대 보도블록 정비를 시작하면서 시민의 눈총을 받고 있다. 시기가 부적절하고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달 초부터 양산시는 석산초 일원 인도정비 1억 5000만 원, 석금산택지 상업지구 보행자전용도로 정비 2억 5000만 원 등 모두 4억 원을 들여 이 일대 인도 보도블록을 교체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먼저 사업시기가 도마에 올랐다. 이 인도는 인근 아파트 단지에 사는 석산초등학교 학생들이 통학하는 길이다. 그런데 인도가 공사에 들어가면서 초교생들은 보도블록이 없는 흙길로 등·하교를 하는 상황이다. 낡은 보도블록을 인도 곳곳에 쌓아두거나 인도가 파헤쳐진 곳을 학생들이 피해 다녀야 하지만 대체 통로를 마련하거나 안전시설을 설치한 곳은 없다. 학생이 불편한 인도 대신 차도로 오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양산시 동면 석산신도시 일대 보도블록 교체 공사 현장. /이현희 기자

이에 대해 양산시는 "예산 확보 후 설계를 거쳐 최대한 빨리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이 개학 시기와 맞물린 것 같다"며 "필요한 안전 조치를 취하고 이달 내로 사업을 마무리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형평성 문제다. 이곳은 신도시 조성지역으로 상대적으로 인도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주민 역시 갑작스러운 보도블록 공사를 진행하자 "멀쩡한 보도블록을 왜 교체하느냐"며 '세금 낭비'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상태가 좋지 않은 곳이 있지만 대부분 풀이 보도블록 사이에 자랄 정도로 통행량이 많지 않아 제초작업과 같은 환경정비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말이 공사를 지켜보는 주민들 사이에 나오고 있다.

세금 낭비라는 지적에 양산시는 "지난해 석산초 학부모와 인근 아파트 대표들이 보행로 환경정비를 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해 예산을 확보해 공사를 추진한 것"이라며 주민 요청에 따른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인도 상태가 좋지 않은 도심 외곽이나 원도심지역 대신 신도시지역부터 보도블록 교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주민 요청이라는 시의 해명에도, 사업 우선순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 없이 '민원 따라 춤추는 행정'에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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